조진웅·김희애 '데드맨', 소재는 흥미로웠지만[TF씨네리뷰]

박지윤 2024. 2. 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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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사장 세계를 다루는 쫄깃한 범죄 추적극.

저축은행 파산 사태로 궁지에 몰린 주인공 이만재(조진웅 분)는 장기를 팔러 갔다가 이름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바지사장 세계에 입성한다.

그렇기에 작품은 개인 명의를 이용한 범죄에 초점을 맞추면서 지금껏 영화에서 다뤄진 적 없는 바지사장 세계를 조명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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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한 연출과 진부한 스토리로 풀어낸 바지사장 세계…7일 개봉

7일 개봉하는 '데드맨'은 이름 하나로 얽힌 사람들과 빼앗긴 인생을 되찾기 위해 추적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더팩트|박지윤 기자] 바지사장 세계를 다루는 쫄깃한 범죄 추적극. 구미가 당기는 포장지를 벗겨보니 신선하고 흥미로운 소재는 온데간데없고 진부한 정경유착 이면의 이야기만 가득했다. 그럴듯한 포장지를 따라가지 못하는 알맹이만 남은 '데드맨'이다.

7일 스크린에 걸린 '데드맨'(감독 하준원)은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일명 바지사장계의 에이스가 1000억 원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후 이름 하나로 얽힌 사람들과 빼앗긴 인생을 되찾기 위해 추적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저축은행 파산 사태로 궁지에 몰린 주인공 이만재(조진웅 분)는 장기를 팔러 갔다가 이름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바지사장 세계에 입성한다. 탁월한 계산 능력으로 업계에서 오랫동안 버틴 그에게 '스포텍'이라는 스포츠벤처기업의 바지사장 일이 들어온다.

바지사장으로 이름을 팔며 살아가나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이 된 이만재 역을 맡은 조진웅은 인물이 처한 상황에 따라 급변하는 얼굴을 보여준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그렇게 이만재는 승승장구하는 듯했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1000억 원짜리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이 된 채 3년 동안 중국 사설 감옥에 갇히게 된다. 그런 이만재에게 심여사(김희애 분)가 찾아와 1000억 원이 정치자금으로 세탁됐다는 정보를 알려주고 그와 함께 사건의 배후를 쫓기 시작한다.

여기에 이만재 때문에 자신의 아버지가 죽었다고 믿으면서 이만재의 행방을 뒤쫓는 공희주(이수경 분)도 합류해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데드맨'은 봉준호 감독 '괴물'(2006)의 공동각본을 맡았던 하준원 감독의 데뷔작이다. 하준원 감독은 '이름값과 책임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기 위해 해당 세계를 약 5년 동안 취재했고, 봉준호 감독에게 시나리오 단계부터 여러 조언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기에 작품은 개인 명의를 이용한 범죄에 초점을 맞추면서 지금껏 영화에서 다뤄진 적 없는 바지사장 세계를 조명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바지사장 이만재의 이름으로 1000억 원을 가져간 '쩐주'와 그의 목적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정경유착의 이면을 깊숙하게 다루며 진부함을 안긴다.

김희애는 정치판 최고의 컨설턴트 심여사로, 이수경(아래 사진의 왼쪽부터)은 이만재의 행방을 뒤쫓는 공희주로 분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개연성이 부족하니 짧은 러닝타임 속 속도감 있는 전개는 오히려 독이 됐다. 믿고 보는 배우들이 펼치는 '쫄깃한 범죄 추적극'을 자신했지만, 사건과 관련된 정보와 해결되는 과정이 캐릭터들의 입을 통해서만 구구절절 설명되니 놀라운 반전이나 짜릿한 카타르시스는 없고 지루함만 있다. 위인들의 명언이나 은유도 와닿지 않는다.

심지어 극은 시종일관 무거운 톤으로만 흘러가 완급조절 면에서 아쉬움을 더한다. 같은 날 개봉하는 '도그데이즈'와 '소풍'에 비해 러닝타임이 짧은 편인데도 몇 번이나 자세를 고쳐 안게 된다.

결국 관객들은 속은 부실한데 포장지만 세상 화려한 결과물을 마주하게 될 듯하다. 배우들의 연기도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한다. 인물이 처한 여러 상황에 몸을 맡긴 조진웅과 다양한 헤어스타일부터 컬러렌즈까지 외적 비주얼 변신을 꾀한 김희애의 연기도 기시감이 가득하다. 15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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