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랭킹 88위+FA 최대어 김하성 위엄… 일대일 트레이드 어림없다, 3할 타자에 최고 유망주까지 줘야 한다

김태우 기자 2024. 2. 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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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저리그 네트워크 선정 현시점 최고 선수 88위에 오르며 가치를 인정받은 김하성
▲ 수비와 주루는 물론 공격에서도 성장세를 만들어낸 김하성의 가치는 치솟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 네트워크는 ‘현시점 메이저리그 최고 선수 TOP 100’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7일(한국시간) 81위부터 100위까지의 순위를 공개했다. 김하성(29‧샌디에이고)의 이름이 반가웠다. 정작 앞서 공개한 ‘2루수 부문 TOP 10’ 명단에는 없어 논란이 일었던 김하성은 이 랭킹에서 88위에 올라 개인적으로는 이 랭킹 ‘TOP 100’에 처음으로 포함됐다.

메이저리그 네트워크의 순위는 ‘슈레더 프로젝션’이라고 불리는 자체 프로젝션에 의해 선정된다. ‘슈레더 프로젝션’은 2014년부터 최근 2년간의 성적, 다음 시즌 예상 성적, 수비 포지션에 의한 가중도, 수상 경력과 명성 등을 토대로 선수들의 랭킹을 매긴다. 한국인 선수로는 추신수가 2014년 TOP 100에 선정되며 새로운 길을 열었고, 제2의 전성기를 달리던 류현진이 2020년과 2021년 내리 이 리스트에 포함되는 기염을 토했다. 류현진 이후 한국인 선수가 해당 사항이 없었는데 김하성이 그 뒤를 이은 것이다.

김하성은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총액 1억 달러 이상 계약이 유력한 맷 채프먼이나 조던 몽고메리보다도 더 높은 순위에 올라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실제 김하성은 최근 2년간 맹활약하며 샌디에이고의 확고부동한 주전 선수로 발돋움했음은 물론, 리그에서 가장 돋보이는 중앙 내야수(2루수‧유격수)로 떠올랐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에서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아시아 내야수로는 첫 골드글러브 수상자라는 명예를 달았다. 2년 연속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수상까지 하며 리그 최정상급의 수비력을 인정받았다. 여기에 지난해 38개의 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주력과 센스를 동시에 뽐냈고, 마지막 관건이라고 할 수 있는 공격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주며 만능선수로 자리매김했다.

◆ 일대일 트레이드로는 카드가 안 맞는다, 그만큼 김하성이 컸다

이제 관심은 김하성의 향후 거취다.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4년 계약을 한 김하성은 2024년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샌디에이고는 2025년 걸려 있는 상호 옵션을 간절하게 원하겠지만, 김하성 측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시장에 나갈 시기가 다가오자 자연히 터지는 게 바로 트레이드 루머다. 김하성은 올해 오프시즌 가장 트레이드 루머가 많은 선수 중 하나로 손꼽힌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블리처리포트’는 8일(한국시간) 올해 트레이드 시장에서 있을 법한 시나리오를 다뤄 관심을 모았다. 에드워드 카브레라(마이애미), 켄리 잰슨(보스턴), 엠마누엘 클라세(클리블랜드), 데빈 윌리엄스(밀워키), 윌리 아다메스(밀워키), 김하성(샌디에이고), 딜런 시즈(시카고 화이트삭스) 등 이번 트레이드 시장에서 가장 관심이 큰 선수들의 시나리오가 총망라됐다.

이중 김하성은 탬파베이 레이스와 트레이드 시나리오가 거론됐다. ‘블리처리포트’는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탬파베이로 보내는 대신 전천후 플레이어인 하롤드 라미레스, 그리고 1루수 유망주인 하비에르 아이잭을 받는 시나리오를 거론했다. 라미레스는 1루와 외야가 가능한 공격 위주의 선수다. 아이삭은 탬파베이 상위 유망주다. 메이저리그 파이프라인에 따르면 탬파베이 5위 유망주에 속한다.

▲ 김하성의 가치가 커짐에 따라 이제 일대일 트레이드로는 카드를 맞출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 김하성은 FA 자격까지 이제 1년을 남겨두고 있다

‘블리처리포트’는 ‘탬파베이는 아다메스의(트레이드) 잠재적인 후보지 중 하나지만, 최근 역사에 따르자면 그들이 누군가 거래할 경우 아마도 샌디에이고가 될 수 있다’면서 ‘오늘날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선수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김하성을 거론할 수 있다. 그는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수비수이며, 그렇지 않더라도 지난 두 시즌 모두 견고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WAR 5 이상을 기록한 선수. 그 외 10명만이 이 특정한 클럽에 포함되어 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이 매체는 ‘다시 말하면 김하성은 호세 카바예로보다 유격수에서 더 나은 선택이며 이 트레이드에서 레이스가 원하는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점치면서 현지 언론에서 지속적으로 탬파베이가 라미레스를 트레이드 카드로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이 트레이드 가능성을 제기했다.

탬파베이는 완더 프랑코라는 거대한 재능이 팀의 유격수 자리를 장기적으로 지켜줄 것이라 믿었지만, 프랑코는 현재 미성년자 성문제로 인해 도미니카에서 수사를 받고 있으며 메이저리그 복귀가 요원한 상태다. 탬파베이와 계약할 당시부터 거대한 재능으로 인정을 받았던 프랑코는 202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메이저리그 3시즌 동안 265경기에 나가 타율 0.282, 출루율 0.340, 30홈런, 130타점, OPS 0.795를 기록했다. ‘원더보이’라는 별명답게 향후 메이저리그 유격수 부문을 이끌어나갈 차세대 주자로 손꼽혔다.

전형적인 스몰마켓 팀인 탬파베이는 보통 주축 선수들을 FA 자격에 앞서 트레이드하고, 이때 얻은 유망주를 다시 활용해 팀 전력을 개편하는 방법을 써왔다. 그들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고육지책이었다. 그럼에도 프랑코 대접은 달랐다. 대체가 불가능한 선수라고 판단해 2022년 시즌을 앞두고 11년 총액 1억8200만 달러에 장기 계약을 했다. 탬파베이 역사를 바꿔놓는 계약이었다. 그런 프랑코는 지난해 112경기에서 타율 0.281, 17홈런, 58타점, OPS 0.819를 기록하며 탬파베이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듯했으나 최악의 스캔들로 이제는 메이저리그 경력을 걱정해야 하는 시기에 몰렸다. 탬파베이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유격수가 필요하다.

‘블리처리포트’는 샌디에이고가 얻을 것에 대해서도 ‘디 애슬레틱의 데니스 린에 따르면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에게 높은 요구 가격을 책정했다. 그가 2025년 상호 옵션을 거부하고 이번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가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해도 그럴 만하다’고 트레이드 가능성을 점쳤다.

이어 ‘라미레스를 얻는 이점은 그가 좌익수, 1루수, 지명타자 자리에서 즉각적인 공격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록 플래툰 성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는 지난 두 시즌 동안 조정 OPS 121로 타율 0.306을 기록했다’고 공격력을 높게 점쳤다. 이어 ‘이번 계약의 진짜 목표는 아이삭일 것이다. 메이저리그 준비 기간이 최소 1년 남았지만 지난 시즌 마이너리그에서 OPS 0.916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최고의 1루 유망주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 완더 프랑코의 불미스러운 사태로 탬파베이는 새 유격수를 찾아야 하는 형편이다
▲ 김하성은 유격수나 2루수가 필요한 그 어떤 팀에도 잘 어울리는 선수다

우타자인 라미레스는 콜롬비아 출신으로 지난 2019년 마이애미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클리블랜드와 탬파베이를 거쳤다. 클리블랜드 시절까지는 그렇게 주목받는 선수가 아니었으나 2022년 탬파베이로 이적한 뒤 플래툰 멤버로 쏠쏠한 활약을 했다. 최근 2년간 242경기에서 869타석이라는 적지 않은 기회를 얻어 타율 0.306, 18홈런, 126타점, OPS 0.780을 기록하면서 야구에 눈을 떴다. 지난해에는 122경기에서 타율 0.313, 12홈런, 68타점, OPS 0.813의 성적으로 경력 최고 수준을 찍었다.

아이삭은 탬파베이가 애지중지하는 선수로 향후 팀의 1루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3년생으로 올해 21세인 아이삭은 지난해 싱글A에서 활약했으며 향후 2년 내 메이저리그 진입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샌디에이고에 이런 트레이드 시나리오가 어울리는 것은 현재 외야와 1루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후안 소토와 트렌트 그리샴의 트레이드로 현재 26인 로스터에 전문 외야수가 2명뿐이다. 게다가 1루 포지션은 매번 고민이다. 현재는 원래 중앙 내야수였던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1루를 보고 있을 정도다. 지난해 베테랑들을 영입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를 썼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샌디에이고는 현재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주관 중계사인 다이아몬드 스포츠 그룹의 파산 탓에 현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다. 구단의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계권이 문제가 되고 사태가 장기화되자 구단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팀 연봉 3위였던 샌디에이고는 올해 팀 연봉을 2억 달러 아래로 맞추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하성이 FA 시장에 나가면 잡는다는 보장이 없다. 그렇다고 연장 계약을 추진하는 것도 쉽지 않다. 어차피 많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데니스 린은 김하성 트레이드에 관심을 보이는 타 구단이 많으며, 이에 샌디에이고는 높은 가격표를 매겼고 타 구단들은 ‘선을 넘는’ 제안을 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하성의 연장 계약 및 FA 시장의 가치로 총액 기준 1억3000만 달러에서 1억5000만 달러를 예상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탬파베이로서도 팀의 핵심 타자 중 하나와 핵심 유망주를 내줘야 김하성을 데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김하성의 커진 가치를 상징한다.

◆ 2025년 FA 시장, 김하성이 최고의 중앙 내야수 '꽃놀이패 들었다'

이처럼 김하성 트레이드는 계속해서 이번 시즌을 달구는 주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이 FA 자격을 얻기 전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 우선 시즌이 시작되기 전 트레이드하는 방식이다. 트레이드 가치는 서비스 타임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에 팔려면 지금 파는 게 더 많은 대가를 받을 수 있다. 두 번째는 일단 성적을 위해 김하성을 남긴 뒤 트레이드 마감시한인 7월 말까지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다. 만약 샌디에이고가 그 시점에 플레이오프 진출 후보라면 계속 가고, 그렇지 않다면 김하성을 팔아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마지막 선택지는 연장 계약이다. 다만 팀 연봉 긴축 기조상 김하성에게 거액을 줄 만한 여력이 있을지 알 수 없다. 이미 장기 계약으로 묶인 선수들이 많은 샌디에이고의 팀 연봉 구조가 더 무거워질 수도 있다. 게다가 이 시나리오는 샌디에이고의 바람만으로는 안 된다. 김하성이 동의해야 한다. 그런데 김하성으로서는 시장에 나가는 게 더 이득이다. 공교롭게도 현재 시장 상황이 그렇게 변했다.

▲ 김하성은 다가올 FA 시장에서 최고 가치를 지닌 중앙 내야수다
▲ 올해 성적이 특별히 처지지 않는다면 김하성 가치는 시장에서 상종가를 칠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김하성이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2024-2025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 시장은 유독 중앙 내야수가 별로 없다. 특히 유격수 포지션은 김하성의 경쟁자가 마땅치 않다. 가장 근접한 선수는 윌리 아다메스지만, 김하성은 아다메스보다 더 뛰어난 수비력과 활용성을 자랑한다. 많은 이들이 ‘유격수 넘버원’으로 김하성을 뽑는 건 이유가 있다. 게다가 2루수 최대어인 호세 알투베는 7일 휴스턴과 5년 연장 계약을 하며 다시 FA 시장에 나가는 것을 포기했다. 대신 종신 애스트로스맨의 길을 택했다. 김하성으로서는 시장에서의 경쟁자 하나가 사라진 것이다.

이런 호의적인 상황까지 등에 업은 김하성은 FA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원칙이 지배한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으면 공급의 정점에 있는 선수 가치는 평소보다 더 뛸 수밖에 없다. 김하성이 지난 2년의 성적을 올해도 거둘 경우 가치 평가는 정점에 이를 수도 있을 전망이다. 가뜩이나 유격수 시장은 최근 3~4년간 대형 선수들의 굵직한 계약으로 인플레이션이 폭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모든 여건이 김하성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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