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3억 뛰어...역전세 우려했던 서울, 이젠 전세난 걱정

정순우 기자 2024. 2. 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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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2022년 급락했던 전셋값이 작년 봄 이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최근 서울 주요 지역에선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수억원씩 높은 가격에 전세 거래가 체결되고 있다. 작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역전세 우려가 컸는데, 이제는 오히려 전셋값 급등으로 전세난을 걱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 우려가 나올 정도다. 하지만 올해 중 만기가 도래하는 계약의 경우 지난해 전셋값이 일부 회복됐다 하더라도 여전히 2년 전보단 낮은 경우가 많아 큰 충격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신혼부부 등 새롭게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수요자들은 높아진 전셋값과 대출이자 때문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9일 한국부동산원 집계로 지난달 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6% 올랐다. 작년 5월 22일부터 약 9개월(37주) 연속 올랐다. 이 기간 누적 상승률은 1.68%로 전국 평균의 2배가 넘는다. 성동(7.89%), 양천(5.71%), 송파(7.96%), 강동(4.99%), 마포(4.5%) 등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서 특히 전셋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

일부 지역은 1년 전에 비해 전세 실거래가가 수억원씩 뛰기도 했다.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면적 84㎡는 최근 12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 1월 9억원 전후에 계약이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3억원가량 오른 셈이다.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59㎡는 지난해 1월 5억5000만원에서 6억원 사이에서 전세 거래가 이뤄졌지만 이달 들어서는 7억원대 중후반에 계약이 체결됐다.

최근 1년 사이 전셋값이 많이 오르기는 했지만 전세 계약이 2년 단위로 체결되고 최초 2년 후 2년을 더 살 수 있는 갱신요구권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2년 전 새롭게 전셋집을 구해던 사람들은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송파구 리센츠 84㎡의 최근 전세 실거래가는 11억~12억원대로 13억원대였던 2년 전 최고 실거래가에 비하면 아직 낮다.

하지만 4년 전 최초 계약을 맺고 2년 전 갱신요구권을 사용해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살던 사람이나 새롭게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사람들은 높아진 전셋값이 부담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이 집계한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2022년 9월 93.3으로 100 이하로 떨어진 후 1년 가까이 유지되다가 작년 8월 112.2로 100을 다시 넘겼고 지난달 120.3까지 높아졌다. 이 지수(0~200)가 100을 넘으면 전세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다는 의미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당장 올 봄은 아니더라도 공사비 인상 등의 여파로 아파트 인허가, 착공이 급감한 효과가 가시화하는 내년~후년에는 전세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공급 절벽으로 인한 전세난을 예방할 수 있게끔 공급 속도가 빠른 오피스텔이나 소형 주택의 공급이라도 활성화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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