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받고 취업까지" 영림원 '일학습병행' 10년…회사·직원 '윈윈'
2021년부터 정규직 전환율 71%…조기 퇴사율 낮아
회사는 검증된 인재 확보로 계획적인 인력 수급 가능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사회초년생이라 회사 생활에 부담감이 있었는데, 교육을 받고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림원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학교에서 학점까지 받아서 졸업하고, 바로 취업 연계까지 되는 것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정부가 지원하는 일학습병행 프로그램을 통해 영림원소프트랩의 개발자 양성과정에 참여한 14기 인턴 사원들이 후배에게 전하는 말이다.
ERP(전사적 자원관리) 전문 기업 영림원소프트랩이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고용노동부의 이성희 차관 및 자립준비청년 지원 현장 관계자들과 '일학습병행제' 운영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사업 발전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일학습병행제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독일·스위스식 도제 제도를 한국에 맞게 설계한 한국형 교육훈련제도로, 근로자가 회사와 학교 등을 오가며 NCS(국가직무능력표준)을 기반으로 하는 현장 훈련과 이론교육을 함께 이수해 학위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영림원소프트랩은 2014년부터 10년 동안 일학습병행 사업에 참여하며 108여 명의 참여자와 함께했다. 회사는 그 동안 진행하던 신입직원 대상의 개발자 양성과정을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인턴 중심 채용으로 변경해 인턴 채용의 비중을 높였다.
권영범 영림원소프트랩 대표는 '일학습병행제'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학습근로자를 정규직원으로 선발함으로써 계획적인 인력 수급이 가능했다"면서 "특히 일학습병행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던 2021년부터 정규직 전환율은 71%로 굉장히 높다. 45명의 인턴 중 32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또 "인턴 참여 학생의 적극성, 도전정신이 높아서 성과평가 우수자 비율이 높다"며 "산학협력교수의 추천으로 참여한 학생들의 경우 사전에 직무에 대한 명확한 소개를 듣고 왔기 때문에 적성 이슈로 퇴사하는 사례가 거의 없고, 직무와 적성이 맞는 검증된 우수 인재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영림원소프트랩의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한 학습근로자는 동계 현장학습과 일학습병행제 연계 과정을 동시에 이수하게 된다. 동계 현장학습을 통해 개발자 소양을 갖추고 일학습병행 활동으로 미리 회사 생활을 체험해 볼 수 있다. 대학교에서는 현장외훈련(OFF-JT)을 동시에 진행하며 학점도 인정해준다. 실무 경험을 통해 빠른 회사생활 적응과 원활한 업무수행은 물론 돈도 벌 수 있는 기회를 지원하는 것이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앞으로 서울 및 수도권 대학 뿐 아니라 지방 우수대학으로 일학습병행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직무적합성이 높은 산업공학, 경영학 전공 개발자의 밀착 소싱 및 회사 인지도 제고에 나설 방침이다.
홍기화 영림원소프트랩 기획혁신팀 상무는 "인턴으로 시작해 정규직으로 전환된 선배들을 통해 컴퓨터공학이나 산업공학, 경영정보학과 같은 ERP 관련 전공의 후배들에게도 자연스럽게 회사를 알리는 기회가 됐다. 일학습병행제가 회사의 인지도 상승에도 기여한다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영림원소프트랩의 일학습병행제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학습근로자를 격려하는 한편, 보호아동과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하는 현장 관계자들의 애로사항 및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자립준비청년은 진로·적성 탐색에 어려움이 큰 만큼 일학습병행제를 역량 강화와 직무 경험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했다.
일학습병행 현장을 직접 살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이주연 서울특별시자립지원전담기관 자립지원실장은 "참여자들이 꼼꼼히 관리 받으며 기업 현장에서 배우는 모습이 인상 깊다"고 전했다.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은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가 자립준비청년의 일을 통한 자립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현재 80여 명의 자립준비청년이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통해 취업에 도전하고 있다"며 "일학습병행제를 적극 활용하는 등 앞으로도 현장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권영범 대표는 "힘든 과정을 거쳐 취업에 성공한 청년들이 적성이나 직무 불만족을 이유로 조기퇴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이는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사회적으로 함께 풀어나가야 할 이슈라고 생각한다"며 "일학습병행제로 현장 경험과 양질의 교육 과정을 융합해 취업준비생들의 적응력을 강화하고 높은 수준의 전문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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