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1월에 국내서 딱 1대 팔린 테슬라…진짜 이유는
<앵커>
목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전기차 이야기 준비했네요. 안 그래도 올해 보조금 달라진다 그래서 관심 있는 분들 많던데 테슬라 전기 차가 지난달에 국내에서 단 한 대만 판매됐다고요?
<기자>
테슬라는 지난해에는 국내에서 모든 수입차 업체를 통틀어서 다섯 번째로 많은 차를 판 회사인데요.
지난달 1월에는 모델Y 단 한 대가 판매된 걸로 집계됐습니다. 테슬라의 다른 차종인 모델3나 S는 한 대도 없었습니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가 국토교통부의 차량 등록 1월 통계를 분석한 결과인데요.
워낙 이례적인 숫자라서 외신에서도 어제(7일) 화제가 됐습니다.
최근에 차량 화재 같은 안전 문제가 불거진 점이나 물가 부담 같은 이유로 전기차의 수요가 한국에서 줄고 있다는 게 블룸버그의 진단입니다.
1월은 그리고 그 해 전기차에 각 조건별로 얼마나 보조금을 줄지 아직 결정이 되지 않아서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루는 이른바 전기차 비수기이기도 하고요.
사실 현대·기아차나 BMW, 벤츠 같은 완성차업체들의 몇몇 전기차 모델들은 지난해 1월보다 판매가 더 늘었는데요.
국산 대표 전기차이거나 고가의 차종이어서 전기차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는 기준을 애초에 훌쩍 넘는 차들입니다.
여기에 더해서 최근에 오히려 국내 테슬라 물량이 달려서 빚어진 일이라는 업계 추정도 나옵니다.
사실 테슬라 차량 중에 보조금과 상관이 없는 고가 모델도 1월엔 단 한 대도 팔리지 않았거든요.
1월에 등록된 테슬라의 모델Y 한 대도 기존에 국내에 들어와 있던 재고 차량이 등록된 걸로 보이고요.
차량이 다시 국내 입고되기 시작하면 판매는 이것보단 훨씬 늘어날 거란 얘기입니다.
테슬라는 2022년 7월에도 국내에서 단 한 대도 팔리지 않아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사실 국내 입고 지연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이가현/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팀장 : 테슬라 모델Y 후륜 모델이 중국에서 생산되다 보니 10월 이후부터는 한 달에 3천 대 정도 꾸준히 들어왔거든요. 그래서 1월에 한 대도 등록 안 된 게 좀 이례적이긴 해요. 지난해 1월 같은 경우는 (테슬라) 재고 차량이 좀 있었는데 올해 1월엔 재고도 없었나 보더라고요. 1대 정도 등록이 확인됐습니다.]
<앵커>
1월이 비수기이기는 해도 한 대 팔렸다는 건 좀 의아했었는데, 사정이 있었네요. 하지만 전기차 찾는 사람들이 좀 줄어들고 있기는 하죠?
<기자>
테슬라의 국내 1월 판매량 딱 한 대는 입고 사정으로 인한 해프닝의 성격이 있지만, 사실 국내 전기차 수요는 정체 분위기가 뚜렷합니다.
지난해 11만 6천 대 정도 팔리는데 그쳐서 2022년보다도 오히려 줄어들었습니다.
세계적으로는 지난해 전기차 1천450만 대가량이 팔렸다는 게 한국자동차연구원의 추산인데요.
여전히 2022년보다 38%가량 성장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전 몇 년간의 급성장세를 생각하면 시장이 커지는 속도는 확실히 느려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거론되는데요. 특히 얼리어답터들, 첨단 제품을 적극적으로 먼저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이제 대부분 전기차를 경험해 봤다는 얘기를 요즘 많이 합니다.
전기차 비중이 세계적으로 15%를 넘어서면서 이제는 기존의 내연차와 비교했을 때 전기차의 확실한 우위가 느껴져야만 전기차를 선택하려는 사람들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거죠.
이를테면 최근에 미국에서 체감기온 영하 30도의 맹추위가 닥쳤을 때 추위에 취약한 테슬라 차량의 배터리가 방전되는 문제가 잇따랐는데요.
이럴 때 얼리어답터가 아닌 보통 사람들은 그래서 다음 차로는 전기차를 고려할까? 말까? 다시 한번 생각한다는 거죠.
<앵커>
전기차가 덜 팔리면 관련된 산업도 영향을 받게 될 것 같은데 우리 배터리 수출 성장세도 좀 꺾이고 있죠.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이차전지 수출액은 98억 3천만 달러로 집계돼서요. 2022년보다 1.6% 줄어들었습니다.
연간 이차전지 수출액이 줄어든 건 2015년 이후로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차전지, 우리의 미래 먹거리로 정말 큰 기대를 모았었는데요. 전기차 시장의 확장 속도가 느려진 게 영향을 미쳤고요.
그리고 또 하나 우리나라의 주요 배터리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빠르게 이전하고 있는 것도 원인 중 하나입니다.
자기들의 전기차 산업을 키우려는 미국과 유럽에서 제품을 파는데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아예 현지로 옮겨가는 겁니다.
배터리 같은 주요 부품을 비롯한 전기차 관련 산업, 초기의 급성장세는 주춤해지고 좀 더 지형이 복잡해지면서 경쟁은 치열해지는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기술 경쟁력을 계속 갖추면서 대응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란 얘기들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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