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출신 공사생도에 베푸셨던 온정… 목련 필 무렵 생각나[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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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른 봄 햇볕이 잘 드는 정원에는 목련꽃이 피어난다.
목련꽃은 나무 위에 피는 연꽃이라 불릴 정도로 순백(純白)의 자태가 고결함마저 느껴진다.
세검정 이모님은 목련꽃처럼 우아하고 고결하면서 맑고 고운 영혼을 가진 속정(情)이 깊은 분이시다.
세월이 많이 흘러 설사 이모님께서 이 세상에 계시지 않는다 할지라도 하얀 목련꽃이 피면 저절로 생각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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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른 봄 햇볕이 잘 드는 정원에는 목련꽃이 피어난다. 목련꽃은 나무 위에 피는 연꽃이라 불릴 정도로 순백(純白)의 자태가 고결함마저 느껴진다. 필자가 아는 세검정 이모님은 꽃으로 비유하자면 하얀 목련꽃이다.
세검정 이모님은 목련꽃처럼 우아하고 고결하면서 맑고 고운 영혼을 가진 속정(情)이 깊은 분이시다. 세월이 많이 흘러 설사 이모님께서 이 세상에 계시지 않는다 할지라도 하얀 목련꽃이 피면 저절로 생각날 듯싶다.
신문 지면으로 세검정 이모님에 대하여 글을 쓰는 이유는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에 공군사관학교 생도 시절 많은 신세를 진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고 그 진정성을 담아내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서울 세검정에 살고 있던 덕표 군과 맺은 인연으로 그의 어머니를 자연스레 세검정 이모님으로 부르게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 사관생도 시절 소년한국일보 어린이 기자단이 학교를 방문해 사관생도 체험교육을 실시했다. 그때 어린이 기자단 내무반실습교육을 10명 단위로 1명의 생도가 책임지고 1주일간의 체험교육을 지원하게 됐다.
내가 맡은 10명의 어린이 가운데 유난히 성실하고 주어진 임무를 잘 수행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에게 배려심도 많았던 홍덕표라는 어린 학생이 눈에 들어왔다. 교육을 수료하게 되자 어린 학생들이 내게 연락처를 물어오면서 자연스럽게 편지가 왔고 답장을 보내면서 잠시 맺은 인연은 만남으로 이어지게 됐다.
사관생도 3학년 재학 시절 매주 외출이 허락됐지만, 나는 시골 출신이라 서울에 연고가 없었기에 마땅히 갈 곳이 없었다. 그런 시기에 덕표 군과의 인연 덕분에 세검정 이모님 댁에서 가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특히, 이모님은 언제나 맛있는 음식을 정성껏 마련하여 대접해 주는 등 불편하지 않게 배려해 주셨다. 친가족처럼 편안하게 대해주셨음에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마음속으로 이모님과 같은 여자를 배필로 맞이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이 바로 지금 나의 아내인 김혜수이다.
세검정 이모님 댁과의 인연은 4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 당시 나는 20대 초반의 나이였는데, 이제는 살아온 삶을 돌이켜 본다는 환갑의 나이를 넘어서 세월이 유수(流水)와 같이 빨리 지나가고 있음을 절감하게 된다.
세검정 이모님은 슬하에 1남 1녀를 두었는데, 아들(덕표)은 상대를 졸업하고 부친의 사업을 이어받아 전문 사업가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따님은 중국 전문가로 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모님이 베풀어 주신 고마움을 생각하면 결초보은(結草報恩)하고 싶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마음으로 그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분명한 것은 세월이 지났어도 세검정 이모님이 그 옛날 많은 것을 베풀어 주신 온정에 늘 감사하며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모님 부부가 아직 건강하시다는 점이 참으로 다행스럽다. 평생 바르게 사셨기에 하늘에서 많은 복을 내리시는 것 같다. 아무쪼록 더욱 건강하게 오래오래 장수하시기를 기원해 본다.
이준희(전 국방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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