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 현대캐피탈, 불어온 훈풍 타고 봄 배구까지 향할까

CBS노컷뉴스 이우섭 기자 2024. 2. 8.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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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하는 현대캐피탈 선수단. KOVO 제공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이 크지 않았던 가능성을 점점 키워가고 있다.  

시즌 중반이 지날 때까지만 해도 최하위권에 머물렀던 순위와 승점을 어느덧 '봄 배구' 가시권까지 끌어올렸다. 최근 V-리그에서 가장 분위기가 좋은 팀은 현대캐피탈이다.

진순기 감독 대행을 중심으로 선수단은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목표를 향해 똘똘 뭉쳤고, 성적도 뒷받침되고 있다. 이런 와중 공석으로 남아 있던 감독 자리에 프랑스 출신 명장이 선임됐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왔다.

현대캐피탈은 8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리는 도드람 2023-2024 V-리그 5라운드 홈 경기에서 한국전력과 대결한다. 현재 순위는 6위(11승 15패 승점 36). 승리한다면 4·5위과 승점 차를 단 1로 줄일 수 있어 봄 배구를 위해선 사활을 걸어야 하는 경기다.

순위가 7개팀 중 6위여도 봄 배구 진출 가능성은 낮지 않다. 5라운드 중반부로 접어드는 시점에 3위 OK금융그룹(15승 11패 승점 43), 4위 삼성화재(15승 12패 승점 40), 5위 한국전력(14승 12패 승점 40)과 격차는 붙어볼 만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시 중인 진순기 감독 대행. KOVO 제공


4팀 중 현대캐피탈의 최근 기세가 가장 좋은 편이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진 감독 대행은 5라운드에 돌입하기 전, 선수단에 특별한 요구를 했다고 한다. 12경기에서 10승 2패, 승점 30을 목표로 남은 경기에 임하자는 것이다.

이에 선수단도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기세다. '토종 주포' 허수봉(195cm)은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무게감을 느끼게 된다"며 봄 배구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리베로 박경민(170cm)도 "목표를 딱 정해주시니까 큰 동기 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놀랍게도 이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 펼쳐진 5라운드 최근 2경기를 모두 승리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달 30일 열린 대한항공 원정 경기와 지난 2일 열린 OK금융그룹 원정 경기에서 모두 풀 세트 접전 끝에 결국 승리를 따냈다. 이 기간에 OK금융그룹은 1승 1패, 삼성화재는 3패, 한국전력은 1승 1패를 기록했다.

진 감독 대행이 팀을 맡은 이후 현대캐피탈에선 장신 세터 김명관(195cm)의 경기 조율이 가장 눈에 띈다. 김명관의 정확한 토스로 시작되는 공격은 '삼각 편대'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등록명 아흐메드·200cm), 허수봉, 전광인(194cm)을 거쳐 점수로 이어진다.

다가오는 한국전력과 경기에서도 이는 현대캐피탈의 주공격 옵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현대캐피탈은 한국전력만 만나면 서브와 블로킹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다. 한국전력을 상대할 때 서브와 블로킹 성공률이 가장 높다. 서브는 세트당 1.27개를, 블로킹은 2.67개를 성공시켰다.

오는 8월부터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잡는 필립 블랑 감독(오른쪽). KOVO·현대캐피탈 제공


이런 상황에서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다음 시즌을 이끌 새 사령탑이 선임된 것.

현대캐피탈 구단은 지난 7일 "프랑스 출신 명장 필립 블랑 감독을 다음 시즌부터 팀을 이끌 새로운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알렸다. 이어 "현대캐피탈에 세계적인 선진 배구의 전략과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접목해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캐피탈은 작년 말 '감독 경질'이라는 대형 위기를 겪었다. 9시즌 동안 팀을 이끌던 최태웅 감독 체제 하에 시즌을 시작했지만 초반 성적은 현대캐피탈답지 못했다. 최 전 감독은 팀을 맡을 당시 1라운드 1승 5패, 2라운드 1승 5패, 3라운드 2승 3패의 성적을 남기며 지휘봉을 내려놓아야만 했다.

공석이던 정식 감독 자리에 새 주인이 들어온 것. 계약 기간은 2024년 8월부터 3년이다. 블랑 감독은 현재 일본 남자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일본 대표팀을 맡으면서 아시아 선수들의 신체적 특성을 연구해 적합한 전술을 지시하는 것이 장점으로 알려졌다.

블랑 감독은 "한국 프로배구 명문 구단인 현대캐피탈과 함께 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지도자 경험을 바탕으로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새롭게 한국 배구를 경험하게 되어 매우 설레고, 한국에서 생활도 기대하고 있다"고 다짐했다.

CBS노컷뉴스 이우섭 기자 woosubwaysandwiche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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