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live] ‘재활공장장’ 김기동의 재치, “린가드 부활시키고 저도 PL 가볼까요?”
[포포투=정지훈(일본 가고시마)]
역대급 빅 네임이 K리그에 온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제시 린가드가 FC서울과 계약을 마무리했다. 이에 서울의 김기동 감독은 린가드의 부활을 돕겠다면서 재치 있는 반응을 보였다.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7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린가드가 서울의 새로운 선수가 된다. 거래가 마무리됐으며 곧 발표될 예정이다. 어제 메디컬 테스트가 완료됐으며 모든 문서에 서명을 마쳤다. 조만간 공식 발표가 나올 것이다"며 이적이 임박했을 때 사용하는 문구인 'HERE WE GO'를 추가했다.
로마노가 밝혔듯이, 린가드와 서울의 이적 협상은 마무리단계다. 린가드는 서울과 계약을 체결한 후 곧바로 2차 동계 전지 훈련지인 일본 가고시마로 이동해 새 시즌을 준비한다.
린가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스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주목을 받았다. 레스터 시티, 버밍엄, 브라이튼, 더비 카운티 등 임대 생활을 통해 경험을 쌓은 린가드는 2015-16시즌 맨유로 복귀해 점차 입지를 넓혔고, 조세 무리뉴 감독 체제에서 날아오르며 컵 대회 포함 13골 7도움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그러나 시즌을 거듭할수록 이전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입지는 줄어들었다. 결국 린가드는 임대를 떠나야했다. 2020-21시즌 중 웨스트햄으로 이적했다. 린가드는 웨스트햄의 유니폼을 입고 최고의 기량을 뽐냈다. 임대 초반 7경기에서 5골 2도움을 기록하며 공격 포인트를 양산했다. 린가드의 활약은 잉글랜드 대표팀까지 이어졌다.
웨스트햄에서 복귀한 린가드는 재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린가드의 자리는 없었다. 맨유가 린가드의 포지션에 제이든 산초를 영입하면서 린가드는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린가드는 2021-22시즌을 끝으로 맨유를 떠났다.
린가드는 노팅엄 포레스트로 둥지를 옮겼다. 팀이 바뀌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린가드는 컵 대회 포함 20경기에 나왔는데 평균 출전 시간은 55.7분이었다. 사실상 전력 외 자원이었다. 시즌이 끝나고 노팅엄으로부터 방출당하면서 자유계약 신분이 됐다. 이후 여러 클럽들이 린가드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그의 선택은 새로운 도전, 그것도 K리그였다.
린가드가 서울과 이적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한국으로 오자,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서울의 전지훈련지인 일본 가고시마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울산도 관심을 가졌다.
홍명보 감독은 “진짜로 오나? 루머인가? 우리 선수들이 영국에서 사고를 쳐서 뛸 수 없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한국에 오는 특별한 이유가 뭔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한국 축구와 K리그 인지도가 높아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울산의 미드필더 고승범은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놨다. 고승범은 “들었을 때는 현실감이 없었다. PL 맨유에서 뛰던 선수가 K리그에 온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는데, K리그가 커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뛸 수 있기 때문에 상상도 해봤다. 원정 경기도 다닐 텐데, 상상만으로 신기하다. 기대를 충족시키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그래도 PL 출신이니까 잘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린가드가 서울에 오게된다면 K리그 흥행에 분명히 도움이 될 전망이다. 특히 린가드는 골을 넣고 화려한 세리머니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국내에서는 피리 부는 사나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이에 대해 고승범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다. 붙는다면 당연히 막아야 한다. 저희 팀이랑 할 때는 피리 세리머니를 보고 싶지 않고, 반대로 우리가 하면 재밌을 것 같다”며 웃었다.
서울 내에서도 화제다. 서울의 측면 미드필더 임상협은 “정말 궁금하다. 빅 네임 선수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얼마나 잘할지 궁금하다. 그 선수로 인해 K리그 흥행에 도움이 되고, 서울의 위상도 커질 수 있다. 저는 수비력에 있어서 장점이 있지 않을까? 적응에 도움을 주고 싶다. 선수들끼리도 한국에 왜 오지? 이런 이야기를 한다. 선수들도 궁금해 한다”며 웃었다.
포항 시절 김승대, 신진호, 임상협 등 베테랑 선수들을 제2의 전성기로 이끌어 ‘재활공장장’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김기동 감독도 린가드의 부활을 돕겠다고 나섰다. 김 감독은 “린가드가 온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이제 조금씩 현실이 되고 있는데, 가지고 있는 것이 있으니 부활을 돕고 싶다. 린가드를 부활시키면 영국이나 유럽에서도 관심을 가질 것 같은데, 나도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해 볼까? 영어부터 배워야겠다”며 재치 있는 답변을 했다.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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