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자식보다 더 고맙제"…재개발지역 독거어르신의 '미리 설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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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관 선생님들이 찾아와주니 자식보다 더 반갑네요."
민족의 명절 설을 이틀 앞둔 7일 오후 광주 서구 광천동 재개발 지역의 한 주택가.
명절에 더 쓸쓸할 어르신들을 위해 미리 설날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자리 마련을 위해서다.
주경남 복지관장은 "민족의 명절인 설에 독거 어르신들이 쓸쓸하지 않도록 미리 설날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자리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우리 지역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온기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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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복지관 선생님들이 찾아와주니 자식보다 더 반갑네요."
민족의 명절 설을 이틀 앞둔 7일 오후 광주 서구 광천동 재개발 지역의 한 주택가. 설 선물과 차례상 마련을 위해 분주한 인근 백화점과 달리 인적은 드물었지만 오가는 정은 포근했다.
월드비전 무진종합사회복지관의 서예림 간사(24·여)가 양손에 설 선물 꾸러미를 잔뜩 들고 등장하면서다.
철거예정 딱지가 붙은 주택 5곳을 지나 좁은 골목을 5m가량 지나자 문이 활짝 열린 집 앞에서 발길을 멈췄다.
익숙한 듯 문을 열고 방에 들어서자 고운 옷을 차려입은 박춘금 할머니(73)가 주름진 얼굴에 반가운 함박웃음을 보이며 어서 들어오라고 재촉한다.
"아이고, 우리 이쁜이 선생님 온다고 고구마도 쪄놓고 식혜도 해뒀으니 먹고 가."
다리가 불편한 듯 조금 절면서도 부엌에 가 부지런히 다과를 준비하는 박 할머니의 모습에서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그대로 묻어 있다.
서 간사는 할머니의 건강을 여러 번 확인하며 손님맞이에 분주한 할머니를 말리기 바빴다.
36세가 되던 해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고 30여년의 세월을 홀로 지냈다는 박 할머니에게 사과, 갓 뽑은 가래떡, 한과, 김 등 선물꾸러미가 전해졌다.
박 할머니는 선물 꾸러미를 풀면서 "마침 필요했는데 잘됐다", "잘 쓸게 고맙네" 등 연신 감사 인사를 건넸다. 선물 받은 한과는 그 자리에서 봉지를 뜯어 간사의 입에 넣어줬다.
"딸이 2명 있는데 다들 살기 바빠서 자주 못 와. 혼자 있으면 쓸쓸하고 울 때도 있는데 복지관 선생님이 이렇게 와서 인사도 하고 선물도 주고 가니 고맙지."
박 할머니와 무진종합사회복지관의 인연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네 친한 할머니가 암에 걸리자 박 할머니가 직접 발품을 팔아 복지관에 서비스를 신청해줬다.
"복지관 선생님들이 찾아와주니 명절분위기가 나. 여러 집을 돌아다닐 텐데 항상 웃는 얼굴로 들여다봐주고. 너무너무 예쁘고 고마워. 사랑해."
월드비전 무진종합사회복지관은 설·추석 연휴와 어버이날, 생일 등의 기념일에 독거 어르신 가정을 찾아 안부를 묻고 선물을 전하고 있다.
서 간사는 이날부터 이틀간 30가구를 방문해 설 선물을 전달한다. 명절에 더 쓸쓸할 어르신들을 위해 미리 설날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자리 마련을 위해서다.
서 간사는 "친손녀 맞이하듯 반겨주시는 어르신들에게 오히려 제가 더 힘을 받는다"며 "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작지만 온기를 전달할 수 있어서 보람되고 더 자주 찾아뵙고 말동무를 해드려야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월드비전 무진종합사회복지관은 지역 내 아동, 청소년, 노인, 장애인을 비롯한 소외계층의 이웃의 복지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복지사업을 펼치고 있다.
주경남 복지관장은 "민족의 명절인 설에 독거 어르신들이 쓸쓸하지 않도록 미리 설날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자리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우리 지역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온기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war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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