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이라크 수도 드론 공격···“친이란 무장세력 지도자 제거”
미국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지역에 드론 공격을 단행해 요르단 내 미군기지를 공격했던 친이란 무장세력 지도자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바그다드 시간으로 오후 9시30분 이라크에서 독자 타격을 실시했다”면서 “이번 공격으로 카타이브 헤즈볼라 사령관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친이란 민병대 연합체 ‘이라크 이슬람저항군’의 핵심 세력으로, 최근 요르단 내 미군기지에 대한 공격을 기획하고 주도한 무장단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군 드론은 바그다드 동부의 한 도로에서 차량을 공격해 카타이브 헤즈볼라 사령관인 아부 바키르 알사디를 포함한 3명의 친이란 민병대원을 암살했다. 카타이브 헤즈볼라 측도 성명을 내고 “미국 점령군의 폭격으로 알사디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미 중부사령부는 “현 시점에서 부수적 피해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징후는 없다”면서 “미국은 우리 군의 안전을 위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표적 공격은 미국이 작전 방식을 확대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앤드류 테이블러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국장은 “이번 공격의 목표는 친이란 민병대가 미군을 타깃으로 공격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그러나 지도자를 제거할 경우 또 다른 보복과 더 많은 공격을 당할 리스크가 생긴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이라크 영토에 대한 잇따른 공격으로 미국과 이라크의 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사건 현장엔 미국의 공격에 격분한 군중이 몰려 들었다. 미 대사관 앞에서 시위할 것을 촉구하는 글이 온라인에서 확산되자 이라크 보안군은 각국 대사관 및 정부 청사가 밀집한 ‘그린존’을 봉쇄했다.
앞서 미군은 지난 2일에도 이라크와 시리아 7개 지역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부대인 쿠드스군 및 친이란 민병대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벌여 최소 39명이 사망했다. 지난달 27일 요르단 내 미군기지가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연합체인 이라크 이슬람저항군의 드론 공격을 받아 미군 3명이 폭사한 데 따른 첫 보복 공격이었다.
이에 자국 영토를 공격 받은 이라크와 시리아는 “영토 주권에 대한 침해”라며 반발했다. 이라크 정부는 사망자 가운데 민간인도 포함돼 있다며 자국 주재 미 대사대리를 초치해 항의한 바 있다. 이라크 주둔 미군 2500명의 철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402041248001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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