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봐, 486억짜리 수업이다'…리그 최정상 선배들의 원포인트 레슨, 이게 캠프의 맛이다
[스포티비뉴스=시드니(호주), 김민경 기자] "그냥 눈에 보이면 한마디씩 해주는 거예요."
두산 베어스 안방마님 양의지(37)는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에서 바쁘게 지내고 있다. 양의지 개인의 시즌 준비를 하는 것만으로도 할 일이 많은데, 틈틈이 후배들의 훈련을 지켜보며 눈에 보이는 점들을 그때그때 짚어 주고 있다. 같은 포수인 장승현과는 선발대로 2주 정도 일찍 시드니에 도착해 따로 훈련을 더 하기도 했다. 장승현은 지난해 타율 1할대에 머물러 반등이 절실했고, 양의지는 그런 장승현의 고민을 귀담아들으면서 타격할 때 눈에 보이는 문제를 한번씩 짚어줬다. 본격적으로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뒤에는 같은 타격 조에 속해 있는 다른 후배들도 챙기고 있다. 외야수 김대한, 포수 김기연 등이 양의지이 한번씩 조언을 건넨 후배들이다.
양의지는 7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블랙타운야구장에서 타격 훈련을 진행하다 김대한의 타격을 유심히 지켜봤다. 두산 관계자들은 김대한이 겨우내 노력한 게 조금은 보이는 것 같다면서도 타격할 때 머리까지 같이 돌아가는 단점은 고쳐지지 않았다고 바라봤다. 양의지 눈에도 김대한이 타격할 때 머리까지 돌아가는 게 안 보였을 리가 없다. 양의지는 김대한의 어깨 쪽을 잡고 타격하게 하면서 머리가 돌아가는 것을 계속 신경 쓰게 했다. 양의지는 조언 이후 김대한이 타격할 때 얼마나 반영하는지 배팅 케이지 뒤에서 지켜보면서 피드백을 주기도 했다.
양의지는 "선수들한테 관여하려 하진 않는다. 그냥 보이면 내가 한 마디씩 해주는 것이다. 내게 물어보는 친구들도 있는데, 나는 조언을 해주는 정도다. 나머지는 팀에 유능한 코치님들이 많이 계셔서 내가 하지 않아도 잘하는 것 같다. 같은 조인 (김)대한이, (장)승현이, (김)기연이를 한번씩 봐주고 있다. 가까이 있어서 눈에 보이면 말해주는 편"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주장 양석환은 캠프를 시작하면서 후배들에게 '선배를 잘 이용하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FA를 프로 선수의 성공 척도로 삼는다면 두산에는 좋은 본보기가 될 선수들이 정말 많다. 양의지(4+2년 152억원), 양석환(4+2년 78억원), 김재환(4년 115억원), 허경민(4+3년 85억원), 정수빈(6년 56억원) 등의 몸값만 더해도 486억원에 이른다. 두산은 이들의 개인 성적을 반영해 금액을 책정하기도 했지만, 충분히 검증된 선수들인 만큼 다음 세대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좋은 대우를 약속하기도 했다.
양석환은 "어떻게 보면 진짜 좋은 기회이지 않나. 우리 베테랑들 보면 한국 최고 포수(양의지)도 있고, 국가대표 3루수(허경민)도 있고, (김)재환이 형도 MVP 출신이고 배울 사람들 정말 많다. 조금 더 다가와서 선배들 것을 빼앗으려 하고 선배들의 경험을 배우려 하고 그래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아쉽다고 하는 것이다. 사실 지금 우익수도 유격수도 굉장히 좋은 기회이지 않나. 한 선수라도 그 자리를 잡으려고 진짜 조금 더 독하게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조언했다.
후배들은 양석환의 의도를 잘 이해하고 움직이고 있다. 장승현은 올해 누구보다 양의지에게 질문을 많이 던지고 있는 선수다. 약점인 타격을 반드시 보완하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그래서인지 두산 관계자들은 "장승현의 타격이 많이 좋아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재환은 양의지처럼 선배들이 먼저 손을 내밀 필요도 있다고 봤다. 김재환은 "후배들이 내게 물어봤으면 좋겠지만, 내가 생각해도 나는 후배들이 선뜻 말을 걸기 쉬운 선배는 아니다. 나도 어린 시절을 겪어봤고, 후배들도 물론 다가와 줬으면 좋겠지만, 그만큼 선배들도 이제 더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후배들뿐만 아니라 정말 우리 팀 전체가 다시 한번 이를 악물고 하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후배들이 대뜸 가서 말을 걸기 쉽지 않은 존재가 선배다. 내가 아닌 다른 선배도 마찬가지다. 후배들이 갑자기 가서 '이것 좀 알려주세요'라고 하기는 힘든 점은 분명히 있다. 그러려면 팀에 아빠가 있으면 엄마도 있고, 형도 있어야 되는데 그런 건 지금 잘되고 있는 것 같다. (양)석환이는 무서운 형이다. 후배들과 친하게 잘 지내지만, 무섭게 할 말을 해야 할 때는 하는 그런 형"이라고 덧붙였다.
장승현은 "석환이 형은 좋은 선배 같다. 다 같이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선배고, 누구 하나 엇나가지 않고 다 같이 똘똘 뭉치게 해줄 수 있는 주장인 것 같다. 석환이 형은 혼자만 하는 게 아니라 팀을 생각하는 게 조금 센 편이다. 우리 후배들도 올해는 조금 욕심이 많이 난다고 이야기를 했다. 석환이 형이 팀 플레이 할 때도 마찬가지고 먼저 나서서 해주니까 어린 사람들은 그걸 보고 더 따라가고 해야 팀 분위기도 좋아지니까"라고 이야기했다.
두산은 오는 19일까지 시드니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21일부터 일본 미야자키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이어 간다. 이 감독은 시드니에는 가능한 젊은 선수들을 많이 데려와 가능성을 점검하려 하고 있다. 2차 캠프부터는 본격적인 시즌 준비가 시작되는 만큼 캠프 참가 선수 명단에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시드니에서 남은 열흘의 시간을 슬기롭게 쓰는 선수들이 미야자키까지 기회를 이어 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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