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컬러렌즈→화려한 의상' 소화…'데드맨' 김희애의 한계 없는 도전 (종합)
배우 김희애가 한계 없는 연기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일 개봉한 영화 '데드맨'을 통해서도 새로운 연기 변신을 거듭하며 희열을 느낀다고 밝혔다.
'데드맨'은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일명 바지사장계의 에이스가 1천억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후, 이름 하나로 얽힌 사람들과 빼앗긴 인생을 되찾기 위해 추적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 공동 각본을 맡은 하준원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앞서 하 감독은 김희애 캐스팅 과정에 대해 "'부부의 세계'를 끝낸 직후에 대본을 드리면 어떨까 고민을 했는데, 다행히 새로운 캐릭터에 흥미를 느끼셔서 작품에 참여해주셨다"고 전한 바 있다. 이에 김희애는 "캐릭터가 아무리 좋아도 작품이 재미없으면 선택 안 한다. 시나리오가 재밌어서 선택한 것"이라며 "감독님이 그정도로 걱정하셨을 줄은 몰랐다. 당시 '부부의 세계'가 히트 쳐서 그렇게 생각하셨던 것 같다. 하지만 저는 많은 분들이 예상하시는 것처럼 배우로서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지 않다. 특히 내 나이에는 심여사 같이 딱 도드라지는 캐릭터를 맡기가 쉽지 않다"고 출연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작품을 본 소감에 대해서는 "항상 연기하고 나면 '이렇게 하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고 후회되는 부분이 있다. 메이크업을 담당하시는 분들이 작품을 보고 분장만 보는 거처럼 연기자라 어쩔 수 없이 연기만 보게 된다"며 "내 연기를 보고 나서는 늘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자꾸 아쉬워해야만 더 진화하게 되는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극 중 정치판을 쥐락펴락하는 컨설턴트 심여사를 연기한 김희애는 컬러 렌즈와 다채로운 의상 등을 착용하며 과감한 변신을 시도했다. "분장팀이나 미술팀 스태프들이 굉장히 많은 준비를 해왔더라. 그저 믿고 맡기면 되겠구나 생각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1부터 10까지가 있다면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10을 다 내려놓고 버릴 수 있다는 거에 행복감을 느꼈다. 그런 면에서 '데드맨'은 좋은 시도였다."
또 방대한 양의 대사를 소화하면서 어려움이 없었는지 묻자 "각자 잘하는 게 다 다르지 않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암기에 자신이 없고, 남들보다 외우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며 "나는 예전부터 대사 복이 많았다. 힘들었던 만큼 내공이 탄탄하게 쌓인 것 같다. 주로 김수현 작가님 작품을 할 때는 1부터 10까지 내가 빠지는 신이 없었다. 매번 날밤 새고 하니까, 차 안에서 앞에서부터 외우고 뒤에서부터 외우고 중간부터 외우고 했다"고 답했다.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살롱드립2'에 출연해 "조진웅이 막내아들 같다"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우리 둘째 아들이 (조진웅처럼) 곰돌이 스타일이다(웃음). 연기 잘하는 줄은 알았는데, 너무 구수하고 매력적인 사람이더라. 본인이 가지고 있는 게 인간적이다 보니 연기도 그런 연기를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조진웅도 김희애에 대해 "오랫동안 활동하셔서 그런지 본인만의 루틴을 갖고 계시더라"고 존경심을 표하기도 했다. 김희애는 "자기가 행복한 대로 살면 된다. 나는 하루살이 인생이어서 그때그때 행복하니까 하는 것이다. 지나고 나서 후회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설명했다.
EBS 강의를 들으며 꾸준히 영어 공부를 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김희애는 "처음에 영어를 잘하고 싶어서 했는데 잘 안되더라. '딱 3년만 공부를 해보자'하고 공부를 시작했는데, 막상 시간이 지나고 나니 '여태까지 내가 뭘 한 거지' 싶을 정도다. 그래서 '그럼 10년 공부해 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이제는 내 루틴이 되어서 힘들지 않고 재밌다"고 웃으며 말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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