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도 탈락 이변…개최국 카타르에 2-3 역전패

아시안컵 카타르-요르단 11일 결승
개최국 카타르, 2회 연속 우승 도전

카타르(빨간색 유니폼)와 이란(흰색 유니폼) 선수들이 8일 새벽(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치열하게 공을 다투고 있다. 카타르가 3-2로 이겨 결승에 진출했다. 도하/AFP 연합뉴스

이변, 이변, 또 이변.

우승후보 이란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개최국이자 전 대회 우승국 카타르에 역전패했다. 이로써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꼽힌 한국(피파 랭킹 23위), 일본(17위), 이란(21위), 호주(25위)가 모두 결승조차 오르지 못한 채 우승 도전을 멈췄다.

카타르는 8일 새벽(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후반 37분 알모에즈 알리(알두할리)의 결승골로 3-2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피파 랭킹 58위 카타르는 한국을 2-0으로 꺾은 요르단(86위)과 11일 0시 결승전을 치른다.

카타르는 2019 아랍에미리트(UAE)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우승을 노리게 됐다. 반면 요르단은 사상 첫 4강, 결승을 넘어 우승까지 넘본다.

그동안 아시안컵 2회 연속 우승은 한국(1956·1960년), 이란(1968·1972·1976년), 사우디아라비아(1984·1988년), 일본(2000·2004년)이 있었다. 이란은 유일한 3회 연속 우승국이다. 그러나 이란은 1976년 마지막 우승 이후 48년 동안 결승조차 오르지 못했다. 이란은 2019년 대회 때도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카타르의 알모에즈 알리(가운데)가 8일 새벽(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후반 37분 결승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카타르가 3-2로 이겨 결승에 진출했다. 도하/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은 전반 초반 일찌감치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4분 알리레자 자한바흐시(페예노르트)의 긴 드로잉을 사이드 에자토라히(암카르 페름)가 백헤딩으로 연결했고, 카타르 수비수가 어설프게 걷어낸 공을 사르다르 아즈문(AS로마)이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마무리했다.

카타르는 곧바로 반격에 성공했다. 전반 17분 페널티박스 오른쪽 측면에서 아크람 아피프(알사드)가 뒤로 내준 공을 문전 쪽으로 쇄도하던 자셈 가베르(알아라비)가 중거리슛 동점골로 연결했다. 이란 수비수 몸에 맞고 위로 떠오른 뒤 골로 연결됐지만 공의 방향이 바뀌지는 않아 가베르의 득점으로 인정됐다.

카타르는 전반 43분 역전에 성공했다. 동점골을 도왔던 아피프가 이번엔 직접 골을 터뜨렸다. 아흐메드 파테히(알아라비)가 태클로 상대 공을 빼앗은 뒤 아피프에게 연결했고, 아피프는 왼쪽 측면에서 중앙쪽으로 치고 들어오다가 상대 수비수 사이를 뚫고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대회 개인 5호 골로 득점 공동 2위였던 우에다 아이세(일본)를 제치고 단독 2위로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아피프는 이미 탈락한 득점 선두 아이멘 후세인(이라크)을 1골 차로 추격했다. 결승에서 골을 넣는다면 이번 대회 득점왕에 오른다. 1골을 넣는다면 후세인과 공동 득점왕, 2골 이상을 터뜨리면 단독 득점왕이다.

전반을 1-2로 역전 당한 이란은 후반 6분 페널티킥으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카타르 문전에서 혼전 중인 상황에서 에자토라히의 슛이 카타르 파테히의 손에 맞았다. 이란은 핸드볼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자한바흐시가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골문 한가데로 강하게 찼지만 카타르 골키퍼 메샬 바르샴(알사드)은 오른쪽으로 몸을 던졌다.

그러나 파상 공세를 퍼붓던 카타르는 후반 37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문전 중앙에서 압둘아지즈 하팀(알라이얀)의 중거리슛이 골 문 앞에 있던 알리에게 패스처럼 연결됐고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알리가 침착하게 골로 마무리했다. 이란은 오프사이드를 주장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온사이드였다.

이란은 동점을 만들기 위해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오히려 카타르의 역습을 막던 수비수 쇼자 칼리자데흐(트락토르)가 아피프를 거칠게 밀었다가 퇴장당했다. 추가 시간 13분이 주어진 가운데 이란은 종료 직전 자한바흐시의 결정적인 슛이 골대를 맞고 나와 땅을 쳤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