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진, 팬들 기대 생각하면 달라져야 한다" 14년차 프랜차이즈 스타에 69세 명장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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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하게 우승을 경험하고 또 이끈 명장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
김호철(69) IBK 기업은행 감독이 팀 내 최고 스타 김희진(33)에게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재차 달라지길 바랐다.
바로 IBK 기업은행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희진이다.
김희진은 2010~2011시즌 V리그 신생팀 우선지명으로 IBK기업은행에 입단해 14년째 이 팀에서만 뛰고 있는 원클럽 우먼이자 프랜차이즈 스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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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은 7일 경상북도 김천에 위치한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정규시즌 5라운드 방문 경기에서 한국도로공사에 세트 스코어 3-0(25-20, 26-24, 25-18)으로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 12월 30일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거둔 승리 이후 무려 39일 만의 승리다. 브리트니 아베크롬비(29·등록명 아베크롬비)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4득점, 표승주와 황민경이 각각 11점, 10점을 올리는 등 삼각편대의 활약이 컸다. 이로써 5연패를 탈출한 5위 IBK기업은행(12승 14패·승점 36)은 4위 정관장(13승 13패·승점 41)과 격차를 5점 차로 좁혔다.
하지만 이 가운데 마음 놓고 웃지 못한 한 사람이 있다. 바로 IBK 기업은행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희진이다. 김희진은 이날 미들블로커로서 선발 출전했으나, 공격점유율 1.83%, 오픈 공격 횟수 2회, 블로킹 1회, 서브 3개, 디그 성공 2개 등으로 별다른 기록을 남기지 못한 채 1세트 출전에 만족해야 했다.
억대 연봉에 어울리지 않는 활약이다. 김희진은 2010~2011시즌 V리그 신생팀 우선지명으로 IBK기업은행에 입단해 14년째 이 팀에서만 뛰고 있는 원클럽 우먼이자 프랜차이즈 스타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두 번째 FA 자격을 얻고는 오랜 협상 끝에 연봉 1억 5000만 원, 옵션 2억 원에 잔류했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설 자리를 잃고 있다. 2020~2021시즌 29경기 114세트 출전 이후, 2021~2022시즌 104세트, 2022~2023시즌 90세트, 2023~2024시즌 11세트로 점차 출전 횟수가 줄고 있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이 원인이지만, 김호철 감독은 다른 데서 이유를 찾았다.
경기에 앞서 김호철 감독은 미들블로커 한 자리에 대한 질문에 "내가 그 생각만 하면 답답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구단과 팬들의 기대대로라면 고민할 것 없이 베테랑 김희진과 신예 최정민(22)이 함께 조화를 이루면서 김현정과 임혜림이 사이사이를 메워주면 됐다. 하지만 김현정이 23경기 69세트, 임혜림이 21경기 55세트로 확고부동한 주전 최정민(26경기 102세트)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김 감독은 "오늘(7일)도 아침 미팅 때 잠깐 (김)희진이랑 이야기했다. '본인이 준비를 해야 하지 않겠냐', '내가 스스로 나서서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해야지, 누가 나설 때까지 기다리면 안 된다', '뛰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남은 시즌만이라도 (마음가짐과 태도를) 바꿔 보자'고 했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팀에 도움이 돼야 하는데 올 시즌 희진이는 그러지 못했다. 컨디션이 좋으면 들어가고 안 좋으면 안 들어가고, 들어가라 하면 들어가고 안 하면 또 안 하고 이래서는 안 된다. 우리 팀이 희진이한테 거는 기대감, 팬들이 프랜차이즈스타에게 거는 기대감, (배구팬) 모두가 김희진이란 선수에게 거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은 10경기가 남은 시점에서 3위 GS칼텍스와 승점 9점, 4위 정관장과 5점 차로 봄 배구까지 희망이 남아 있다. 그런 가운데 '국가대표' 김희진이 남은 기간 반등에 성공해 중앙에서 존재감을 보여준다면 대역전극도 불가능은 아니다. 69세의 명장이 의욕을 잃은 듯한 김희진에게 조금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태도를 요구하는 이유다.
김 감독은 "그런 기대감을 생각하면 본인이 조금 무리하더라도 '내가 뛰겠다'는 마음을 보여줬으면 했다. 팀에 도움이 되려는 생각을 가졌으면 해서 최근 들어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 본인도 느끼는 바가 있다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달라질 모습을 기대했다.
김천=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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