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들인 오리온 신사업… '점유율 1%' 제주용암수 어쩌나
[편집자주]오리온이 바이오텍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한다. 간편 식사대용식과 음료, 바이오 등을 '3대 신사업'으로 설정한 오리온 바이오에 과감히 베팅했다.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제주용암수는 기존 생수 시장의 벽에 부딪혔다. 일각에서는 바이오 분야가 식품과 달리 막대한 시간과 돈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①제과→바이오… '3세 시대' 발판 마련한 오리온
②초코파이 5000억원 vs 기술수출 9조원, 오리온-레고켐 인수 엇갈린 반응
③수천억 들인 오리온 신사업… '점유율 1%' 제주용암수 어쩌나
오리온이 미래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신사업으로 생수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성과가 지지부진해 고민에 빠졌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10년 3900억원대였던 국내 생수 시장은 지난해 2조3000억원대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은 약 40%인 제주삼다수가 가장 높다. 이어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15%, 농심 백산수 7%, 해태htb 평창수 4% 순이다. 반면 오리온의 제주용암수는 1% 수준이다. 오리온은 2018년부터 간편대용식과 음료, 바이오 등을 '3대 신사업'으로 설정했는데 제주용암수는 음료의 핵심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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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의 생수 사업 도전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생수 제조사인 제주용암수를 21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오리온홀딩스는 설비투자를 진행하는 차원에서 2016~2019년 오리온제주용암수 법인에 785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유상증자 외에 현재 오리온홀딩스와 오리온이 220억원과 371억원을 KB증권을 통해 지급 보증했다. 인수 당시 오리온이 제주용암수에 5년간 3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집행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추가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은 2019년 8월 제주시 구좌읍 용암해수산업단지에 공장을 준공하고 같은 해 12월 '닥터유 제주용암수'를 선보였다. 2022년에는 '닥터유 제주용암수 무라벨'과 '닥터유 면역수'를 출시하며 제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이 같은 오리온의 투자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제주용암수는 5년 연속 영업손실을 벗어나지 못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8년 -14억원 ▲2019년 -27억원 ▲2020년 -45억원 ▲2021년 -30억원 ▲2022년 -45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매출액(2018년 자료 없음)의 경우 ▲2019년 12억원 ▲2020년 80억원 ▲2021년 152억원 ▲2022년 126억원이다.
이와 관련해 오리온 관계자는 "음료사업 특성상 초기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뤄지면서 회계상 연간 62억원의 감가상각비가 반영되고 있으나 2022년 실적에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기준을 적용하면 현금흐름상 17억원의 흑자 운영을 유지하고 있다"며 "2019년 12월 제품 출시 후 4년간 매년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용암수가 먹는샘물이 아닌 '혼합음료'로 분류되는 점과 낮은 브랜드 인지도는 매출 확대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민간기업은 제주도가 정한 지역에서 음료나 주류만 개발·판매를 허용하는 제주특별법 적용을 받기 때문에 혼합음료로만 판매할 수 있다. 통상 생수는 원수 그대로의 지하수인데 제주용암수는 해수에서 염분을 걸러낸 뒤 빠져나간 미네랄을 다시 배합해 넣는 가공과정을 거치는 방식으로 제조된다. 이 때문에 제주용암수는 분류상 혼합음료로 분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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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엔 중국 음료 유통·판매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회사와 손잡고 해외사업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다. 2020년부터 오리온 중국법인을 통해 현지 판매를 시작했으며 지난해 중국 내 칭따오맥주를 유통·판매하는 청동시영평시장관리유한공사와 손잡고 시장에 진입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2019년 12월 제품 출시 후 4년간 매년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닥터유 브랜드의 건강한 이미지를 강화하는 한편 국내에서는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판매처를 넓히고 올해는 중국을 비롯한 해외수출을 확대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전략을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은 간편 식사대용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16년 농협과 합작법인 오리온농협을 설립하고 620억원을 투자해 경남 밀양시 제대농공단지에 간편대용식 생산공장을 건립했다. 2018년 '마켓오네이처'를 론칭하고 간편식사대용식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오리온농협은 제주용암수보다는 나은 편이다. 매출액 기준 ▲2018년 145억원 ▲2019년 312억원 ▲2020년 361억원 ▲2021년 394억원 ▲2022년 45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8년 -17억원 ▲2019년 9억원 ▲2020년 10억원 ▲2021년 11억원 ▲2022년 13억원이다.
이에 대해 오리온 관계자는 "2018년 시장에 선보인 간편식사대용식 '마켓오네이처 오!그래놀라'의 연평균 성장률은 22% 수준"이라며 "소비자 입맛에 맞춘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신제품을 출시하며 국내 그래놀라 시장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문수 기자 ejw02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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