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시인, 송경동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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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동 시인(57)은 세월호 추모시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를 썼다.
저만 그럴까요? 모든 국민이 가지고 있을 어떤 트라우마이고 고통인데요, 세월호 참사의 구조적 문제와 행정적 잘못, 그리고 왜 정부는 그렇게 했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다 보니 우리 안에서 뿌연 답답함이 남아 무겁게 짓누르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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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동 시인(57)은 세월호 추모시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를 썼다. 거리의 시인, 투사 시인으로 불리는 그는 늘 약자들의 곁에서 마이크를 잡는다. 세월호 참사 이후 ‘만민공동회’ ‘문화예술인 연장전’ 활동 등으로 7건의 재판을 받았다.
“저는 지금도 물이 무서워요. 공포스럽고... 왜냐하면 바다에서 물이 밀려오는데 피하지도 못하고 수장되어야 했던 그 사람들의 고통이 어떤 거였을까 생각하면, 그냥 샤워하면서 흘러내리는 물만 봐도 고통스럽고 무서워요. 세월호에서의 안타까운 죽음들이 내질렀을 어떤 고통과 비명 같은 게 느껴져서 지금도 좀 그래요.
근데 이게 트라우마잖아요. 저만 그럴까요? 모든 국민이 가지고 있을 어떤 트라우마이고 고통인데요, 세월호 참사의 구조적 문제와 행정적 잘못, 그리고 왜 정부는 그렇게 했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다 보니 우리 안에서 뿌연 답답함이 남아 무겁게 짓누르는 것 같아요.
세월호 침몰의 원인을 밝히는 과정에서 한국 사회의 부정부패와 총체적 문제점들이 드러났다고 봐요. 정부가 진상규명 과정을 막으면서 국가는 무엇인가? 우리가 더불어 살아간다는 이 공동체는 무엇인가? 그 시스템은 어떠해야 하는가? 그 윤리는 어떠해야 하는가? 이런 질문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세월호가 최소한의 진실규명도 명명백백하게 이뤄지지 않다 보니 이태원 참사 같은 일이 재발하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과정에서도 세월호의 과제가 그대로 반복이 되고 있잖아요. 세월호 참사에 숨겨진 진실들은 언젠가 꼭 밝혀질 거예요.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1년이 다 돼서야 통과됐는데 이태원 참사도 진실이 꼭 밝혀져야 한다고 봐요.
이런 사회적 아픔과 고통이 없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게 세월호를 진정으로 추모하고 함께 기억하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남진 기자 chanmool@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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