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차례상 물가… 인천시민·상인 울상 [현장, 그곳&]
“차례상에 올려야 하는데 과일 값이 너무 올랐어요. 안 살 수도 없고 한숨만 나오네요.”
7일 오후 2시께 인천 남동구 홈플러스 구월점. 설 명절을 앞두고 차례상에 올릴 제수용 과일을 사러 대형마트를 찾은 김희연씨(50·여)는 진열대를 둘러보다 결국 발걸음을 돌린다. 사과 4개가 든 봉투를 집었지만 1만5천990원이 적힌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랐기 때문이다. 사과 1개당 4천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배도 3개가 든 봉투에 1만6천990원으로, 배 1개 당 5천600원이 넘는다. 김씨는 “설 앞두고 과일 가격이 올랐다고 들었는데, 막상 와서 보니 비싸도 너무 비싸다”며 “차례상에 올리고 가족끼리 함께 먹으려 했는데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좀 싼 전통시장을 가보려 한다”며 “다른 음식 준비에도 비용이 많이 들어 과일은 그냥 차례상에 올릴 1개씩만 살까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미추홀구 용현동 토지금고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설 명절을 앞두고 많은 시민들이 전통시장을 찾았지만, 사과나 배가 1개에 3천~5천원에 육박하는 비싼 가격 탓에 과일 상가 앞은 한가하다. 또 각종 나물 등을 파는 채소 가게도 오른 가격으로 손님이 뜸하다. 과일가게 상인 A씨는 “올해 과일 수확이 좋지 않다고 하더니, 가격 자체가 작년보다 배 이상 비싸졌다”며 “자칫 안팔려 상할까바 도매가격에 가깝께 할인해 팔고 있지만, 그래도 잘 안팔린다”고 말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주요 성수품인 과일 값이 크게 오르면서 시민과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남촌농축산물도매시장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사과는 5㎏당 2만8천201원, 배도 7.5㎏당 3만7천526원에 경매가 이뤄졌다. 사과는 지난해 설 연휴 1주일 전 가격인 같은 기간 1만6천292원과 비교하면 1만2천원(73%) 이상 오른 가격이다. 배는 지난해 1만5천393원에 비해 2.4배 비싸진 금액이다.
도매시장 관계자는 “지난해 설 명절 전보다 과일 가격의 상승폭이 크다”며 “특히 사과나 배 등 제수용 과일은 배 가까이 올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인천시 관계자는 “명절 성수품 중 고기나 생선류 등은 가격이 소폭 하락했지만, 과일류는 작황이 좋지 않아 많이 오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농협 등과 계약한 일부 농가가 재배한 과일을 추가로 확보해 유통시켜 가격 하락을 유도하는데 애쓰고 있다”며 “물가 동향 모니터링을 강화해 가격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우현 기자 whji7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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