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없는 연초 전기차 판매 ‘뚝’…테슬라 지난달 한국서 1대만 팔려

블룸버그 보도…“테슬라 美 본사 인력 감원 준비도”

테슬라 충전소. 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가 지난달 국내에서 단 1대만 팔린 것으로 조사됐다. 연초 보조금 공백으로 지난달 국내 전기차 신차 판매가 직전 월보다 크게 줄어든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는 한국의 시장조사기관 카이즈유와 정부 데이터를 인용해 테슬라가 지난 1월 한국에서 모델Y 1대만을 판매해 2022년 7월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서 파악한 1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1만 3083대인데, 테슬라 판매 1대는 롤스로이스 9대, 람보르기니 7대 보다도 적었다. 테슬라 뿐만 아니라 모든 제조사의 신규 전기차 등록 대수는 전월(지난해 12월)보다 80% 감소했다.

이는 통상 2월에 나오는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발표를 기다리기 위해 1월에 전기차 구매를 미루는 소비자들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환경부의 전기차 보조금 책정은 매년 1~2월 중 이뤄진다. 정부가 국고 보조금을 확정하면 지방자치단체가 사업 공고를 내야 보조금을 접수할 수 있고, 소비자가 실제 수령하는 건 2~3월 중이다. 따라서 전기차 보조금 공백이 있는 1~2월에는 테슬라의 판매가 저조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다만, 블룸버그는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배터리 화재 사고와 급속 충전기 부족 등에 대한 우려로 한국의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했다고도 짚었다.

한편, 블룸버그는 7일 소식통을 인용해 테슬라의 미국 본사 관리자들이 최근 잠재적인 인력 감원을 준비하며 직원들의 각 직책에 대한 중요도를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현저히 낮아질 것이라고 밝힌 뒤 회사 측이 비용 절감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2월 직원 수십 명을 해고하면서 6개월마다 직원들의 성과를 1∼5점 척도로 평가해 저성과자들을 퇴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블룸버그 보도에 관한 논평 요청에 테슬라 측은 응답하지 않았다. 테슬라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약 14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 상태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