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로드] 장인의 손끝에서 태어난 인생 면발, 자가제면 맛집

김성화 다이어리알 기자 2024. 2. 8. 06: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면서울의 매콤비빔면. /사진=다이어리알
한 가지 기술에 집중하고 파고들어 해당 분야에 정통한 이를 '장인'이라 부른다. 표적을 확실하게 설정해 세밀하게 소비 심리를 공략하는 타깃 마케팅, 마이크로 마케팅이 중요해진 시장의 기조 속에서 특정 분야에서 쌓은 전문성은 커다란 자산이 된다.

외식에서도 재료에 대한 집착, 기술적 정확성, 수차례에 걸친 꼼꼼한 개선을 통해 견고하게 전문화된 결과물을 내놓은 공간들이 주목받고 있다. 하나의 테마를 깊이 탐구한 외식 공간들은 셰프와 방문객이 함께 즐기는 '덕질의 장'이 되기도 한다. 특히 익숙하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음식인 국수 한 그릇을 내기 위해 면과 육수, 재료 하나하나에 집요하게 파고들어 일상을 밀도있게 채워주는 장인의 면발을 따라가 봤다.

◆면서울

면서울 매장 내부. /사진=다이어리알
한식 다이닝 '윤서울'로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서 1스타를 획득한 김도윤 셰프는 좋은 요리를 위해 식재료가 자라는 환경과 자연에서 나는 원물의 본질을 탐구하며 몰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재료의 근원을 파악하기 위해 수개월간 식재료가 나고 자라는 곳에 머물며 생산, 유통, 보관의 모든 과정을 연구하기도 한다.

셰프의 시그니처로 통하는 '면'도 그 과정 속에서 탄생했다. 세계 전역에 있는 면 요리를 경험하고 분석했으며 정미, 제분, 제면 전 과정에 접근해 만족할 만한 면을 만들기 위해 테스트를 거듭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히 면을 한 수 배우고 싶은 이들을 대상으로 클래스를 열기도 했고 팬데믹 시기에는 윤서울의 시그니처 면을 담은 밀키트를 출시했다. 윤서울의 코스 요리를 즐길 때도 언제나 탄성이 터져 나왔던 특별한 면은 꾸준한 연구를 통해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발전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은은하고 자연스러운 맛의 깊이가 더해지고 있다.

2023년 압구정로데오역 인근에 오픈한 면서울은 셰프의 면을 보다 접근성 있게 맛볼 수 있는 공간이다. 유기농 통밀과 녹두, 백태를 직접 로스팅, 블렌딩해 자가 제면한 면을 생들기름, 고사리 등과 간결하게 곁들여내 면 본연의 맛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사천에서 생산한 우리 밀과 프랑스, 터키에서 생산한 밀을 블렌딩하는 이유는 수확과 자연 건조 시기에 따라 면의 컨디션이 달라지기에 이를 상호보완하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밀 수확과 건조 컨디션에 따라 배합 비율도 매년 바뀐다.

면서울 오픈과 함께 홍대에 자리하고 있던 윤서울 역시 면서울 옆으로 이전해 사실상 한 공간에서 운영되고 있다. 특히 면서울은 김 셰프의 자가제면 국수를 일상 속에서 더욱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해 소비자들에게 깊이 있는 밀의 풍미와 함께 면 자체의 맛에 집중할 수 있는 훌륭한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면이 훌륭하다면 별다른 부재료 없이도 충분히 맛있는 요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면서울의 메뉴들은 과도한 꾸밈이 없이 간결하고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다.

이곳의 면은 갓 도정한 통밀을 제분하여 사용하기에 고유의 구수한 향과 풍미를 느낄 수 있으며 화학첨가물을 일체 넣지 않아 속이 불편하지 않다는 점도 장점이다. 저가수 방식으로 최소한의 수분을 사용하여 강한 압력으로 제면하여 고유한 질감이 살아있다. 곁들이는 양념이 겉돌지 않고 알맞게 배어들어 간결하게 쓰인 재료 각각의 맛을 보다 풍부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한다.

가게의 이름처럼 다양한 면 요리를 맛볼 수 있는데 시그니처로 통하는 것은 '생들기름면'이다. 볶지않고 45도에서 냉압착하여 추출한 충남 예산의 매헌 생들깨기름과 고소하게 씹히는 통들깨, 표고버섯으로 맛을 낸 메뉴로 담음새는 심플하나 각각의 재료가 뿜어내는 풍미는 풍요롭기 그지없다. 면서울을 통해 선보인 '고사리면'은 10년 숙성한 죽장연 된장으로 맛을 낸 국내산 고사리와 생들깨기름의 조화로운 맛을 경험할 수 있는 특색 메뉴다.

면과 함께 즐기기 좋은 '한우 온수육'도 인기다. 엄선한 미경산 한우 암소를 사용하며 슬라이서로 1.2mm 두께로 얇게 썰어 따뜻하게 내어주는 수육은 부드러운 식감과 풍부한 육향을 자랑한다. 수육으로 면을 싸서 함께 즐기는 것도 이곳에서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즐거움이다.

◆현우동

현우동의 메인 메뉴. /사진=다이어리알
강남구 신사역 인근의 아담하지만 독보적인 면발로 이름난 자가제면 우동 전문점. 미쉐린 가이드 빕구르망에 4년 연속 등재된 곳이기도 하다. 우동 마니아 박상현 셰프가 일본에서 직접 전수받고 수련한 기술과 경험을 토대로 선보인 완성도 높고 한결 같은 우동 면발을 경험할 수 있다. 매일 직접 반죽하고 숙성하여 일정한 퀄리티 유지에 집중하고 있으며 매일 점심시간 웨이팅 행렬이 펼쳐진다.

◆막불감동

막불감동 메밀면. /사진=다이어리알
자가제면 메밀 전문점. 천막을 치고 메밀면을 뽑아 동치미에 말아주던 국수 맛이 입소문 나면서 지역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시골의 전용 방앗간에서 쓴메밀과 함께 갓 빻아온 생 메밀가루로 매장에서 제면한 면과 전통 방식을 고집하며 자연 숙성한 동치미 국물, 그리고 메밀 베이스의 만두등 하나부터 열까지 건강과 정성을 담은 원칙을 고수한 맛을 전달한다.
◆뱅뱅막국수
뱅뱅막국수. /사진=다이어리알
매일 아침 정성으로 직접 뽑아낸 고소한 면과 차별화한 레시피의 막국수를 선보이는 곳. 이곳의 면과 만두는 황승준 대표가 오랜 기간 연구를 통해 찾아낸 최적의 맛으로 메밀 특유의 거친 질감을 보완한 탄력 있는 식감과 구수한 풍미가 압권이다. 다양하게 선보이는 막국수와 함께 곁들이기 좋은 메밀 육전, 매장에서 직접 빚는 명품 수제 손만두도 맛보지 않으면 섭섭하다.

김성화 다이어리알 기자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