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서빙하고 배달하는 시대… 248조 시장 열린다
서빙로봇, 배달로봇 등 서비스로봇 시장이 활기를 띌 전망이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 노동 인력 부족 현상이 커지면서 서비스로봇의 요구가 커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관련 법안 등에 파란불이 켜지면서 시장 성장을 위한 발판이 마련돼 시장 성장을 뒷받침한다.
시장조사 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서비스로봇 시장은 연평균 36%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2022년 158억7000만 달러(약 21조원)에서 2030년까지 1873억3000만 달러(약 248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이러한 성장을 자연스러운 변화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서빙로봇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로봇 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했고 이후 노동력 부족 현상, 특히 3D 업종에 대한 기피 현상이 커지면서 서비스로봇 도입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외식업 서빙로봇 도입률 1.2%, 성장 가능성 ‘무한’
실내로봇 분야에서 대표적인 로봇은 서빙로봇으로 최근 5년 간 급성장을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해 기준 국내 서빙로봇 시장 규모는 1만대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한 해만에 2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서빙로봇 기업 브이디컴퍼니 함판식 대표는 “국내 외식업 수가 80만곳으로 추산되는 서빙로봇이 도입된 곳은 1만여 곳으로 1.2% 수준이다. 바꿔 말하면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국내 서빙로봇 시장은 브이디컴퍼니와 비로보틱스가 주도해 왔다. 브이디컴퍼니는 현재까지 5500여대를, 비로보틱스는 2200여대를 보급했다. 여기에 KT가 합류하고 LG전자, 삼성전자 등의 대기업이 서빙로봇 사업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러한 시장 참여로 업계는 2년 내 3배의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서빙로봇 업계는 단순히 외식업에서 서빙을 하는 로봇이 아닌 청소로봇, 교육로봇, 방역로봇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로봇이 실내에서 수행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다.
브이디컴퍼니는 지난해 11월 자율주행 청소로봇 ‘클리버(Cleber)’를 출시하며 식당뿐만 아니라 건물관리 및 청소·미화 영역으로 사업 범위를 넓혔다. 비로보틱스도 서빙로봇 채널을 외식업에서 스크린골프장, PC방, 물류센터 등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규제 풀린 배달로봇, 서비스 전국으로 확대
배달로봇으로 대표되는 실외로봇 분야는 올해 본격적인 상용화를 예고하고 있다. 실내로봇과 달리 현재까지 실증 중심의 서비스였으나 최근 관련 법안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지난 해 11월 17일 지능형로봇법(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이 시행되면서 실외로봇을 일반적인 ‘지능형 로봇’과 별도로 정의하고 배송 등을 위해 실외에서 자율주행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보다 먼저 개정된 도로교통법 개정을 통해서는 실외로봇도 보행자로 분류해 보도로 통행할 수 있게 바꿨다. 이제 실외로봇이 실증 지역이 아닌 곳에서도 인도를 통해 이동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업계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자율주행 기반 실외로봇 기업인 로보티즈와 뉴빌리티는 1월 31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으로부터 ‘실외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을 획득했다. 운행안전인증은 로봇의 속도 제어나 비상정지, 장애물 감지, 횡단보도 통행, 운행구역 준수, 관제 장치 등 안전기준에 명시된 총16개 항목에 대한 평가를 진행, 모든 기준을 만족해야 받을 수 있는 인증이다.
로보티즈와 뉴빌리티는 이를 통해 서비스 규모를 빠르게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로보티즈는 지난 해 실외로봇 50대 정도를 운영했으나 올해 500 ~ 1000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로보티즈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연간 1000대 규모의 제조가 가능하기 때문에 수요만 확보되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아파트 단지, 캠핑장, 리조트, 공원, 골프장 등 10개소에서 이미 상용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빌리티는 국내외 15개 사업장에서 실증특례를 통해 운행해오던 자율주행 배달 및 순찰로봇 서비스 권역을 전국구로 확대하고 레저형, 커뮤니티형, 도심지형 등 환경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갖춘 로봇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뉴빌리티 관계자는 “최근 미국에서 배달로봇 기업 스타십테크놀로지에서 약 12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이는 실외 배달로봇 시장이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큰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뉴빌리티는 국내는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에서의 서비스를 레퍼런스 삼아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단을 오를 수 있는 자율주행 로봇을 개발한 모빈은 올해 실증이 아닌 실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특히 라이다 센서 기반의 자율주행을 통해 야간에도 주행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 순찰로봇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모빈 최민 대표는 “이제까지 실증 서비스를 수행한 로봇들의 경우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샌드박스에 적용됐지만 서비스로서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는 못했다. 결국 규제가 아니라 서비스로서의 역량이 부족했다는 것일 수 있다”며 “모빈은 올해 실제 서비스 구현에 집중할 것이다. 하반기 태안 아일랜드 리솜 리스트에서 모빈의 로봇 배달 서비스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T조선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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