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아무도 대놓고 '존경한다'고 말하지 못하는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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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루니(Andy Rooney, 1919~2011)는 영미권의 전설적인 방송인들 가운데서도 꽤 돋보이는 인물이었지만, 몇 차례 설화(舌禍) 이력 때문에 공개적으론 누구도 쉽사리 존경한다고 말할 수 없게 된 방송인이다.
그는 1978년 CBS 뉴스 프로그램 '60 Minutes'의 주간 고정 논평 '앤디 루니와의 몇 분'을 맡아 2011년 11월 2일 1,097번째 논평까지 만 34년 동안 큰 인기를 누렸고 은퇴 후 한 달 만에 만 92세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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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루니(Andy Rooney, 1919~2011)는 영미권의 전설적인 방송인들 가운데서도 꽤 돋보이는 인물이었지만, 몇 차례 설화(舌禍) 이력 때문에 공개적으론 누구도 쉽사리 존경한다고 말할 수 없게 된 방송인이다.
그는 1978년 CBS 뉴스 프로그램 ’60 Minutes’의 주간 고정 논평 ‘앤디 루니와의 몇 분’을 맡아 2011년 11월 2일 1,097번째 논평까지 만 34년 동안 큰 인기를 누렸고 은퇴 후 한 달 만에 만 92세로 별세했다.
그는 ‘불평의 제왕(King of Grouch)’이라 불렸다. 그의 논평은 주제-대상을 불문하고 신랄하고도 거침없기로 유명했고, 특히 시청자를 비롯 미국인 절대다수가 열광하는 대상(현상)에 대해서도 특유의 독설을 서슴지 않아 자주 욕을 먹었지만, 집단 정서에 영합하지 않는 소신으로 또 폭넓게 사랑받았다.
94년 록밴드 ‘너바나’의 리더 커트 코베인의 약물 과다복용-총기 자살 직후 그는 가히 세계적인 애도 무드가 "화나고 실망스럽다"며 그들이 대공황이나 세계대전, 베트남전 같은 진짜 문제에 봉착했다면 어땠을까 반문했다. 사방에서 욕을 먹으면서도 '꼰대의 기개'를 굽히지 않고, 심지어 울먹이던 한 젊은 여성에게 "내 나이와 당신 나이를 바꿔 당신이 지금 겪는 고통을 덜어주고 싶다"고 으르렁대던 그였지만, 얼마 뒤 "코베인의 우울증을 고려하지 못했다"며 방송을 통해 사과했다.
그는 뉴욕주 올버니 콜게이트대 재학 중이던 1941년 징집돼 유럽 전선의 종군기자병으로서 다수의 특종을 따냈다. 나치 강제수용소를 취재한 최초의 미국 언론인(군인)이 그였다. 자칭 평화주의자로 그는 전쟁에 반대했지만 수용소 참상을 본 뒤 ‘정당한 전쟁’도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인정하게 됐다고 훗날 밝힌 바 있다. 그의 설화와 반성-사과는 이후로도 여러 차례, 더 치명적인 양상으로 이어졌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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