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균 칼럼] 親明 성범죄·보복 운전, ‘최강욱·김의겸 세탁 코스’ 밟나

김창균 논설주간 2024. 2. 8. 03:1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文 두 참모 허위 문서, 투기로 공천 못 받자 위성 정당 직행
최악 의정 활동으로 망신살… 그래도 문빠들은 열광 지지
부적격 李 측근도 수두룩… 개딸 정당 가서 회생할까
조국 전 법무부장관 아들에게 허위로 인턴증명서를 발급했다는 혐의를 받는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3년 9월 1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상고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 받은 후 김의겸 의원의 격려를 받으며 법정을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최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게 됐다./뉴스1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비례대표 방식을 놓고 망설이게 만든 본질은 공천권이었을 것이다. 민주당이 직접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병립형이라면 이 대표가 명단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반면 연동형으로 당 밖에 위성 정당을 만들면 외부 입김이 작용한다. 어떻게든 친명 중심으로 후보를 짜고 싶은 이 대표에겐 불편한 대목이다. 그러나 바로 이 흠이 이 대표의 가려운 데를 긁어줄 수도 있다. 이재명 도장이 찍힌 공천장이라면 차마 이름을 올릴 수 없는 측근을 우회해서 공천할 길이 열린다. 이런 실제 사례를 지난 2020년 총선에서 찾을 수 있다.

문재인 청와대의 김의겸 대변인은 채무를 16억원 끼고 서울 흑석동 상가 건물을 25억7000만원에 매입한 ‘재개발 투기’가 드러나 2019년 3월 사퇴했다. 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은 조국 전 민정수석 아들의 인턴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해 준 혐의로 2020년 1월 기소됐다. 문 대통령의 총애를 받는 참모들이었지만 2020년 4월 총선에서 집권당의 공천장을 받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두 사람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노리고 급조한 친문(親文) 성향 열린민주당으로 달려갔다. 남자에게 배당하는 짝수 번호 첫째 2번을 배당받은 최강욱 후보는 당선권 안에 들었고, 둘째인 4번을 받은 김의겸 후보는 1번 김진애 의원이 2021년 3월 서울시장 보선에 출마해 의원직을 승계했다. ‘문재인 키즈’ 최와 김은 총선을 치른 지 1년 8개월 만인 2021년 12월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합당하면서 집권당 의원으로 당당히 복귀했다.

이후 두 사람의 활약상은 잘 알려진 대로다. 한동훈 법무장관 청문회에서 최강욱 의원은 ‘한국쓰리엠’ 업체 명의를 한 장관 딸 이름으로 넘겨짚고 추궁하려다, 이(李)모 교수를 한 장관 딸 이모로 착각한 김남국 의원과 더불어 망신살 투 톱으로 꼽혔다. 최 의원은 민주당 화상 회의 중 자위 행위를 뜻하는 “XXX 하냐”고 했다가 여성 당직자들의 항의를 받자 “동전 놀이 짤짤이라고 말했다”고 둘러댔다. 최 의원은 “암컷이 설쳐” 발언으로 결국 당원 자격정지 6개월 징계를 받았다. 최 의원은 조국 아들 허위 인턴 확인서로 작년 9월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확정판결을 받고 의원직을 상실했고, 채널A 기자가 “거짓말이라도 좋으니 유시민씨에게 돈 줬다고 하라”고 했다는 허위 사실을 페이스북에 올린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1월 17일 2심에서 벌금 1000만원형을 받았다.

김의겸 의원은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한동훈 법무장관이 청담동 바에서 김앤장 변호사 30명과 새벽 3시까지 어울리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도 합류했다”고 폭로했다가 허무맹랑한 거짓말로 드러났지만 “그날로 돌아가도 같은 발언을 할 것”이라고 우겼다. 민주당 대변인을 하면서 윤(尹)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난하기 위해 외국 대사의 말을 왜곡해서 전했다가 항의를 받았다. 당 지지층은 이런 김 의원에게 열광하며 후원금 한도액 1억5000만원을 채워 줬다. 김 의원은 오는 4월 총선 때 고향인 전북 군산에서 출마할 예정이다.

올해 총선에 도전하려던 친명 예비 후보 중에서도 최강욱, 김의겸처럼 민주당에서 공천받기 어려워진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 대변인을 맡았던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출마 예정지인 경기 성남 송년 행사에서 여성 정치인에게 한 성희롱 발언 때문에, 강위원 이재명 대표 정무특보는 과거 성추행과 2차 가해 전력 때문에 공천 길이 막혔다. 또 다른 정무특보인 정의찬씨는 1997년 ‘이종권씨 고문치사 사건’ 유죄에도 불구하고 ‘공천 적격’ 판정을 받았다가 여론의 질타로 뒤집어졌다. 이경 민주당 상근 부대변인은 보복 운전 혐의 때문에 부적격 판정을 받자 “내가 운전하지 않았다. 대리운전 기사를 찾아냈다”고 주장했지만 근거 자료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재명 대표가 아끼는 측근들이고 어떻게든 총선에 출마시켜 국회의원 배지를 달게 해주고 싶을 것이다. 총선 악재가 될까 봐 민주당에서 공천을 줄 수는 없다. 그러나 개딸들이 4년 전 열린민주당 선례를 참고해서 ‘찐명’ 위성 정당을 만들고 이들에게 비례후보 앞 번호를 주면 몇 명은 당선권에 들 수 있을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나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시치미를 떼고 있다가 1년쯤 지나서 슬그머니 합당 절차를 밟으면 된다. 최강욱, 김의겸 세탁 코스가 4년 만에 되풀이될 것인지, 이번 총선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