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만명 거주 가능성” 잃어버린 2500년 전 도시를 찾다
밀집된 주택과 공용 건물 등
에콰도르서 고대 도시 흔적 발견
초록 파충류 피부를 확대한 것일까, 달고나 뽑기를 바늘로 살살 긁어내다 쫙 갈라지는 순간을 포착한 장면일까.
국제 학술지 ‘네이처’가 최근 주목한 이 사진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울창한 초목 아래에 숨겨진 고대의 거대 정착지를 포착한 것이다. 이 사진을 담은 논문을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과 에콰도르 교황청 가톨릭대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이 지난달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이들은 “에콰도르의 아마존 일대에서 2500년 전 고대 도시 흔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밀림 속 유적은 찾기 어려운데 어떻게 발견했을까. 비결은 레이저 빛으로 거리를 측정하는 라이다(LiDAR) 기술에 있다. 공중에서 지면으로 레이저 펄스를 쏘고 반사되는 시간과 방향 등을 측정해 공간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다. 레이저의 일부 파장이 밀림을 관통해 유적의 흔적 포착에 유용하다. 이번에 연구진이 라이다로 탐사한 면적은 여의도(윤중로 제방 안쪽 기준 2.9㎢)의 100배인 300㎢다. 또 현장 조사를 병행해 광장과 도로, 배수로 등 거대 도시 흔적을 찾아냈다.
이곳에는 주택과 공용 건물이 밀집했던 것으로 나타났고, 고구마와 옥수수 등을 재배한 것으로 추정되는 농경지 흔적도 확인됐다. 또 폭이 10m에 이르는 도로, 총길이 20㎞인 도로 등 직선으로 쭉 뻗은 도로가 복잡하게 연결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 도시 못지않은 복잡한 구조였던 것이다. 연구진은 이 도시에 최다 3만명이 거주했던 것으로 추정했다. BBC는 “수십만 명이 살았을 가능성도 있다”며 “이는 로마 시대 런던 인구와 비슷한 규모”라고 했다. 사이언스는 “과거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아마존 문화에 관한 증거가 라이더 기술 발달로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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