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중국 부동산… 집값 하락, 역대 최장 29개월 지속

최형석 기자 2024. 2. 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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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헝다 그룹이 베이징에 세운 아파트 단지 앞으로 한 여성 주민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이미 글로벌 경제의 불안 요인이 된 지 오래다.

2021년 말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恒大·영문명 에버그란데)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낸 지 2년여 만인 지난달 29일 홍콩고등법원은 헝다에 대해 청산 명령을 내렸다. 작년 6월 말 기준 2조3882억위안(약 443조6000억원)에 달하는 빚 부담을 견디지 못할 것으로 보고 ‘인공호흡기’를 뗀 것이다.

헝다에서 시작된 부동산 시장 불안은 연쇄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작년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 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디폴트를 선언했고, 원양집단·완다 등 다른 부동산 개발 업체도 디폴트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이들에게 돈을 빌려준 중국 자산관리회사 중즈그룹이 파산 처리됐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25%를 차지하는 부동산 부문의 부실은 중국 경제를 전반적으로 둔화시키고 있다. 작년 중국 부동산 개발 투자는 전년과 비교해 9.6% 줄었고, 분양 주택 판매 면적과 금액도 각각 8.5%·6.5% 감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GDP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부동산 부문과 관련 산업 침체가 수년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부동산 침체 등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 증시를 탈출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증시에서 145억위안(약 2조7000억원)이 빠져 나가는 등 6개월 연속으로 외국인 자금이 순유출됐다. 중국 경제의 둔화는 한국 등 수출국들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신흥경제부장은 “은행 대출과 회사채 발행의 60%가 부동산을 담보로 해 자칫 금융 시스템 불안으로 확산할 위험까지 배제할 수 없다”며 “주택 가격 하락이 역대 최장기인 29개월 이어지면서 중국 경제 최대 위험 요인으로 부각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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