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美 GM에 25조원 규모 양극재 공급

김아사 기자 2024. 2. 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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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GM 회장, LG화학 찾아 성사

LG화학이 미국 완성차 업체 GM과 25조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전기차 500만대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분량으로, LG화학이 완성차 업체와 맺은 양극재 공급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다. 이번 계약은 메리 배라 GM 회장이 방한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을 만나며 성사됐다. 두 회사는 최근의 전기차 수요 둔화를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앞으로 전기차 판매가 다시 늘어날 때를 대비해 원활한 배터리 공급을 위해 이번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 배라 GM 회장./로이터·연합뉴스

이번 계약에 따라 LG화학은 GM에 2035년까지 최소 24조7500억원 규모의 양극재를 공급하게 된다. 물량으로는 50만t 이상 될 전망이다. 두 회사는 지난 2022년 7월 양극재 장기 공급을 위한 포괄적 합의를 거쳤는데, 이날 계약으로 이를 구체화했다. LG화학은 현재 건설 중인 미국 테네시 양극재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2026년부터 GM에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테네시 공장에서 생산한 양극재는 주로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 법인이 만드는 배터리에 들어갈 전망이다.

업계에선 이번 대규모 계약이 전기차 수요 둔화 시점에 나온 것에 주목하고 있다. GM은 애초 2024년까지 북미에서 전기차 40만대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최근 이 목표치를 일부 낮췄다. 하지만 2035년까지 모든 차를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밀어붙이는 등 전기차 전환 기조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의 강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운 GM이 전기차 수요 회복에 대비해 미리 물량을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을 찾은 메리 배라 회장은 이번 계약과는 별개로 배터리를 납품하는 LG에너지솔루션 측에 일부 제품 단가를 낮춰달라는 취지의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전기차 시장에선 차량 가격 인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만큼, 핵심 부품인 배터리 단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배라 회장은 또 미 정부가 현지 배터리 기업에 지급하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생산세액공제(AMPC)’에 대해서도 50% 이상 지급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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