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치 노점 수 무시한 ‘반쪽 상가’…다 짓고도 2년째 놀려

조성우 기자 2024. 2. 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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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인 "우리 모두 수용해야 입점"- 뒤늦게 추가건물 착공 6월 완공- 예산낭비 등 최근 감사서 적발자갈치 시장 노점상들이 명절 대목을 앞두고 '짓고도 못 쓰는' 자갈치아지매시장 앞에서 노점 영업을 하면서 또다시 부산시의 자갈치 수산명소화 사업이 예산 낭비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자갈치 수산명소화 사업은 '자갈치 아지매 시장'이라는 건물을 지어 자갈치 시장의 노점상인에게 건물 내 영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취지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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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현대화사업 추진때부터 연면적 4517㎡ 필요성 제기…市 안일행정 2420㎡ 밀어붙여

- 상인 “우리 모두 수용해야 입점”
- 뒤늦게 추가건물 착공 6월 완공
- 예산낭비 등 최근 감사서 적발
자갈치 시장 노점상들이 명절 대목을 앞두고 ‘짓고도 못 쓰는’ 자갈치아지매시장 앞에서 노점 영업을 하면서 또다시 부산시의 자갈치 수산명소화 사업이 예산 낭비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이런 가운데 시가 1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지은 자갈치아지매시장을 짓는 과정에서 이 건물의 면적이 부족하다는 점을 알고도 대책 수립을 하지 않았다는 시 감사 결과가 나왔다.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의 노점상들이 입점할 ‘자갈치아지매시장’ 건물이 7일 텅 비어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날 명절 준비에 나선 인파로 붐비는 노점상 골목 뒤로 ‘자갈치아지매시장’ 건물이 보이는 모습. 전민철 조성우 기자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지난해 ‘자갈치 수산명소화 사업 1·2단계 사업’을 특정감사한 결과 11건의 위법·부당사항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자갈치 수산명소화 사업은 ‘자갈치 아지매 시장’이라는 건물을 지어 자갈치 시장의 노점상인에게 건물 내 영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취지로 시작됐다. 감사위원회는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감사를 진행해 주의 1건에 통보 10건 처분을 내렸다. 감사 결과는 지난달 확정됐다. 위원회에 따르면 시는 2012년 사업을 추진한 뒤 2015년 건축물 규모와 부지 등 사업범위를 확정했다. 앞서 2013년 관련 부서 간담회에서 당시 414명의 노점상 전체를 이전하기 위해선 추가 부지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 2014년 자문위원회 회의 등에서도 사업부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문제점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당시 시는 사무실과 기계·전기실 등을 포함해 건축물 연면적을 최소 4517㎡는 확보해야 함에도 2012년 타당성 용역에서 제시한 2420㎡로 확정했다. 충분한 검토나 대책 수립 없이 사업을 추진한 것이다.

이처럼 안일한 시의 대처로 자갈치 수산명소화 사업은 예산과 시간을 낭비한 주요 사례가 됐다. 시는 자갈치 아지매 시장(1단계)을 2022년 2월 완공했지만 이 건물에는 200명 정도만 영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어서 상인들은 입점을 거부했다. 노점상 400여 명이 동시에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달라는 게 상인들의 요구였다. 이에 시는 부랴부랴 2단계 사업을 진행했고, 오는 6월 추가 건물을 준공한다. 1단계 사업비는 133억 원, 2단계는 102억 원이었다. 또 1단계 건물은 텅 비었지만 완공 후 지난해까지 시설물 추가관리 비용 9100만 원이 들어갔다. 상인회에 따르면 현재 건물 이전이 예정된 노점상은 사업 초기보다 줄어 총 315명이다.

게다가 건물 입점 때 매출 하락을 걱정하는 상인도 서서히 생겨난다. 5년 넘게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는 A(여·50) 씨는 “약속이 됐기에 이전을 하겠지만 건물에서는 연탄도 못 써서 시장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손님들이 오히려 발길을 끊을까 우려된다”며 “점포 면적도 좁아 그 부분도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애초 상인회가 요구한 점포 1개당 면적은 1층(수산물판매장) 6㎡, 2층(꼼장어판매장) 10㎡이었다. 그러나 현재 1·2단계 점포 크기는 1층 4.42㎡, 2층 8.84㎡다. 부산시 관계자는 “2012년 사업 추진 당시에 노점상 전체가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다가 이후 ‘노점상 전체 이전’으로 방향이 잡히면서 사업 기간과 예산이 늘어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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