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수사 하세월…부산 26건 중 3건만 檢송치

조성우 2024. 2. 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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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후 부산에서 발생한 이 법 적용 사건 26건 중 고작 3건만 검찰로 송치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노동당국의 수사가 하세월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국회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중대재해처벌법 사건 처리 현황'을 보면 2022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수사 착수 후 사건 송치 또는 내사 종결로 처리된 129건의 평균 처리 기간은 215.9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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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사건처럼 송치기한 없어…전국 평균 처리기한 215.9일

2022년 1월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후 부산에서 발생한 이 법 적용 사건 26건 중 고작 3건만 검찰로 송치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노동당국의 수사가 하세월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노동계는 강력한 처벌로 일터에서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겠다는 이 법 제정 취지를 감안할 때 중대재해처벌법 사건도 일반 형사사건처럼 송치 기간을 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지난달 29일 부산 남구의 한 공사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국제신문DB


7일 부산고용노동청 등에 따르면 2022년 5월 부산 강서구에서 공원 관리를 위해 살수차 위에서 양수 작업을 하다 차량 화재로 숨진 강서구 소속 기간제 노동자 A(70대) 씨 사건과 관련한 조사가 사건 발생 1년 9개월이 넘도록 끝나지 않았다. 당시 부산노동청은 강서구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으로 판단하고 조사를 시작했지만 구청장 등 처벌 대상이 될 책임자를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노동청 관계자는 “강서구 소속 노동자의 사망 사건은 당시 구청장이 선거를 위해 사퇴했던 때 발생해 누구를 책임자로 규명할지 판가름하기 쉽지 않다”며 “그 외 사건도 기본 수사는 끝났지만 검찰 지휘를 받아 보강 수사 중인 사건도 많다”고 말했다.

경남지역 현대비앤지스틸 창원 사업장에도 중대재해 사건이 3건 발생했지만 모두 검찰로 사건이 송치되지 않았다. 이 사업장에서는 2022년 9월 협력업체 크레인과 철제 기둥 사이에 노동자 1명이 끼어 숨지고, 이를 수습하던 다른 노동자 1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건 한 달 뒤인 2022년 10월에는 11t 무게 철제 코일에 협력업체 노동자 1명이 깔려 사망했다. 지난해 7월에도 300㎏ 철제 테이블이 넘어지면서 원청 노동자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사정이 이렇자 노동계는 이 법 적용 대상 사건의 처리 시한을 검찰과 노동청이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찰은 규정상 구속 사건은 10일 이내로 검찰에 송치해야 한다. 불구속 사건은 인지 수사일 경우 송치 기한 제한은 없지만, 고소·고발의 경우는 두 달 이내로 송치하는 게 원칙이다. 경찰의 사건 처리(송치 등 결정) 평균 기간은 2020년 55.6일, 2021년 61.9일, 2022년 67.7일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국회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중대재해처벌법 사건 처리 현황’을 보면 2022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수사 착수 후 사건 송치 또는 내사 종결로 처리된 129건의 평균 처리 기간은 215.9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석병수 부산노동권익센터장은 “법 시행 초반이라 노동당국이 부담스러운 점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 사건 처리가 늦어질수록 노동 현장의 위험 요인이 개선되는 것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일반적인 사건 수사처럼 송치 기한을 정해놓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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