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 함께 흐드러질 ‘누구 없소’?

김민 기자 2024. 2. 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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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올 테니 모두 모여 무거운 짐을 덜어 놓고 기쁘게 한번 흐드러집시다."

'소리의 마녀'란 별명을 가진 가수 한영애(68)가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다음 달 17일 단독 콘서트 '다시 봄'을 연다.

'다시 봄'이라는 주제에 가장 어울릴 곡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한영애는 한참을 고민하더니 '여울목'이 좋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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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한영애, 내달 17일 콘서트
“콘서트 꽃은 관객, 무대는 내 거울”
6일 서울 성북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가수 한영애는 손가락에 알파벳을 그리고 나타났다. “미디어에 나올 땐 소심하게, 공연할 땐 필요에 따라 마음껏 그린다”고 한 그는 “한 가지 의미로 고정되는 타투보다 매일 바꿀 수 있는 그림이 좋다”면서 뜻은 비밀이라고 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봄이 올 테니 모두 모여 무거운 짐을 덜어 놓고 기쁘게 한번 흐드러집시다.”

‘소리의 마녀’란 별명을 가진 가수 한영애(68)가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다음 달 17일 단독 콘서트 ‘다시 봄’을 연다. 6일 서울 성북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이번 공연에선 처음으로 다른 사람이 부른 노래도 좀 해보고, 초대 손님도 부를 예정”이라며 “공연 기획사와 소속사의 짜임대로 가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평소 공연 의상부터 콘셉트까지 스스로 기획하는 과정을 즐긴 그였지만 “이번엔 마음이 열렸다”며 웃었다.

“무거운 겨울 외투를 벗고 싶은 마음이 있었나 봐요. 그래서 아무런 반항 없이 공연 이름과 사진 등 모든 것을 맡겼죠. 이제 내용만 제가 잘 짜면 됩니다. 여기에 초대 손님들을 어떻게 빛나게 해줄 수 있을까. 그것이 제게 주어진 숙제예요.”

소속사 나무뮤직에 따르면 한영애의 노래를 리메이크하거나 경연 대회에 나와 부른 아티스트는 70여 명. 그중 신예원, 이소정, 강태관, 임지수, 계범주가 게스트로 초대됐다. 한영애는 여기에 관객도 ‘함께 공연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제일 뽐내고 싶은 옷을 입고 와서 가장 빛나는 눈동자로, 빛나는 소리와 몸짓으로. 관객이 저와 함께 흐드러지는 그런 순간을 늘 상상해요. 누군가 나에게 무대 위에서 당신은 무엇을 보느냐고 묻는데 저는 관객이 하는 공연을 봅니다.”

그는 객석에 앉아 열정적으로 반응하는 관객, 가만히 있지만 눈동자가 반짝이는 관객, 이들을 통해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보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공연을 하면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겠다는 비전이 보인다”며 “콘서트의 꽃은 관객이며 무대는 나의 거울”이라고 했다.

한영애가 부를 다른 아티스트의 곡은 여러 후보군을 고민 중이다. ‘조율’ ‘루씰’ ‘누구 없소?’ ‘불어오라 바람아’ 등 주요 히트곡은 당연히 세트리스트에 포함된다. 새봄을 맞이하는 마음으로는 ‘조율’이 기대된다고 하자 한영애는 “조율의 노랫말은 20년 후에도, 인간사가 계속되는 한 유효한 이야기일 것”이라고 했다.

“처음 그 가사를 썼을 땐 환경 보호를 떠올렸는데 시간이 지나니 사회에 관한 이야기도 되고 사람에 관한 이야기도 되었어요. 어느 시대에도 이 노랫말이 살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봄’이라는 주제에 가장 어울릴 곡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한영애는 한참을 고민하더니 ‘여울목’이 좋겠다고 답했다. “아직도 꿈을 못 놓아 계속해서 꿈을 찾는 이야기예요. 아직 경칩은 안 지났나요? 겨우내 언 물이 녹아 흘러가 여울목에서 맴돌다 흘러가니, 어딘가에는 잃어버린 내 꿈이 걸려 있으려나….”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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