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160] life’s just a game, right?
쌈짓돈을 들고 포커를 치던 아이들, 한 아이가 엄마 약값을 잃었다. 돌려달라고 떼를 쓰자 돈을 딴 몸집이 큰 아이가 말한다. “여기서 뛰어내리면 10달러 줄게(I’ll give you your 10 bucks back. If you jump).” 못해도 3층 높이는 되는 절벽, 아래가 강이라고 해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제이크 폴리가 친구를 위해 도박에 나서고 돈을 따자마자 절벽에서 뛰어내려 도망친다. 영화 ‘포커페이스(Poker Face·2022·사진)’는 어린 시절부터 범상치 않았던 도박사의 마지막 도박을 그린 작품이다.
시한부 판정을 받고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제이크는 남은 인생에 대한 답을 찾으려 명상 스승을 찾아간다. 스승은 이렇게 말한다. “답은 뜻밖의 모습으로도 찾아오는 법이에요. 너무 강경하게 물어보면 답을 못 듣는 일도 있어요(The answers don’t always have the structure we expect. Sometimes the insistence of the question can drown out the response).”
평생 답을 얻으려고 인생을 몰아세운 제이크는 그제야 속도를 늦추고 인생과 게임을 시작한다. “인생도 그저 게임이잖아? 상대의 수를 읽고 반응하는 게 전부야(Life’s just a game, right? It’s all in how you read and respond to your opponents).” 그리고 인생과 달리 정작 멈춰 있던 진정한 자신을 다시 움직이게 하려고 마지막으로 위대한 도박을 계획한다. 제이크가 뉴턴의 법칙을 떠올리며 되뇐다. “운이 떠나고 있다면 그 상태를 바꾸기 위해 힘을 가해야 해(If luck is leaving you, apply what you can to change its mo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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