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 짜리로 탱크-포 파괴… 전쟁 판도 바꾸는 ‘가성비’ 드론
우크라 젤렌스키 “드론부대 창설”
소리 없는 드론, 심리전에도 효과적
최근 중동戰서도 눈에 띄는 역할
● 젤렌스키, 포병 열세에 “드론부대 창설”
갈수록 드론이 더 큰 주목을 받는 건 ‘가성비’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없이 길어지며 무기와 재원이 소진되자 드론만 한 무기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1인칭 시점(First Person View·FPV) 드론’이다. 조종사가 드론의 시점에서 지상을 내려다볼 수 있어 붙은 명칭이다. 타깃을 발견하면 점점 고도를 낮춘 뒤 달라붙어 폭발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5일 “FPV 드론이 우크라이나 전쟁 최전선에서 ‘신화’에 가까운 지위를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부 바흐무트의 드론부대 ‘아킬레스’는 최근 300∼500달러(약 40만∼66만 원)짜리 FPV 드론 몇 대로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러시아 중무기를 무너뜨렸다. 간단한 FPV 드론은 400달러(약 50만 원) 정도지만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은 이보다 500배 비싼 약 20만 달러(약 2억7000만 원) 수준이다.
드론은 심리전에도 안성맞춤이다. 뻔히 드러나는 포격과 달리 드론은 소리 없이 날아가 공격하는 ‘조용한 암살자’이기 때문이다. 새뮤얼 벤뎃 미 해군분석센터(CNA) 자문관은 이코노미스트에 “러시아 최전선에서 드론 공격의 위협 때문에 군대가 어둠을 틈타 소그룹으로 흩어져 움직이게 된다”며 드론이 러시아군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하마스 드론, 이스라엘 최첨단 무기 파괴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전쟁에서는 ‘드론전쟁’이 보다 본격화됐다. 특히 대규모 확전을 피하기 위해 목표물에 대한 정밀 공격이 중요한 상황에서 드론이 상대군의 핵심 인물을 타깃으로 삼아 공격의 효율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숨진 하마스의 부지도자 살리흐 알 아루리도 이스라엘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중동 소식통이 밝혔다.
드론의 위력을 일찍이 깨닫고 드론 전술을 가다듬어온 세력이 최근 홍해를 마비시키고 있는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이다. 후티 반군은 2019년을 ‘드론의 해’로 선언하고 드론을 개발했다. 이들은 드론을 마치 미사일처럼 목표물에 충돌시켜 폭발을 일으키는 전술을 써 더 위협이 되고 있다고 미 NBC뉴스는 전했다.
드론은 남의 나라 전쟁 이야기로 치부할 수도 없다. 우리 군 당국은 2022년 12월 발생한 북한 무인기의 서울 상공 침범 사건 등 드론 도발에 대응하려 지난해 9월 국방부 직할 부대로 드론작전사령부를 창설했다. 지난달에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이 부대를 방문해 “드론은 전장의 게임체인저”라며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 등 실전에서 효용성이 입증된 무기체계”라고 강조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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