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미술계, 서울 아닌 해외로 눈돌려야 재도약”

하송이 기자 2024. 2. 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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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국내 최초로 미술인 단체가 태동했을 정도로 부산이 문화예술계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다 서울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부산이 서울보다 뒤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게 안타깝죠. 시각을 서울이 아닌 바다 너머 해외로 돌릴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2148명의 회원이 소속된 ㈔부산미술협회(한국미술협회 부산시지회)를 4년간 이끌게 된 최장락 신임 이사장은 "회원들이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5명의 부이사장과 힘을 합쳐 협회가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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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락 부산미술협회 이사장

- 지역작가 디지털 인명사전 추진
- 영문판 확장 공유땐 홍보효과 커
- 각종 공모 정보도 협회서 알릴 것

“1946년 국내 최초로 미술인 단체가 태동했을 정도로 부산이 문화예술계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다 서울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부산이 서울보다 뒤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게 안타깝죠. 시각을 서울이 아닌 바다 너머 해외로 돌릴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최장락 ㈔부산미술협회 이사장이 지난달 31일 부산 남구 부산예술회관 내 미술협회 사무실에서 향후 협회 운영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2148명의 회원이 소속된 ㈔부산미술협회(한국미술협회 부산시지회)를 4년간 이끌게 된 최장락 신임 이사장은 “회원들이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5명의 부이사장과 힘을 합쳐 협회가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 이사장은 부산공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경성대 멀티미디어대학원 석사를 거쳐 부경대 산업디자인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부산디자인센터 이사, 부산미술협회 국제아트페어 집행위원장 등을 역임하는 등 디자인 분야 전문가다. 역대 협회 이사장 중 디자인 분과 출신은 처음이다.

그는 당선 원동력으로 다양한 공동미술 프로젝트 참여와 디지털 분야 경험을 꼽았다. 이 같은 경험을 살려 부산미협이 디지털 시대 맞게 도약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것. 최 이사장이 힘줘 추진 중인 디지털 인명사전도 그 연장선에 있다.

“만약 외국이나 다른 도시에서 ‘부산에서 바다를 주제로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 10명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그때부터 해당되는 작가를 찾기 시작합니다. 이럴 때 전시나 수상 경력, 작품 특징, 작가노트 등을 정리한 데이터베이스를 주제, 전시횟수 등의 키워드로 검색할 수 있다면 훨씬 투명하고 빠르게 작가를 확인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한글판 제작 후 영문판도 만들어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장기 목표입니다”

‘공정’도 이사장 선거 과정에서 꺼낸 주제 중 하나다. 회원들이 다양한 정보에 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그는 “기관별로 미술품 공모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작가 개인이 이를 일일이 찾아서 응모하기가 쉽지 않다. 아예 몰라서 공모조차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이런 정보 접근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협회 차원에서 각종 공모를 챙겨 회원들에게 알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형 전시공간 확보는 부산미협이 안고 있는 주요 현안이다. 협회는 지난달 말부터 부산시각예술 대형 전시공간 확보를 위한 서명에 돌입했다. 최 이사장은 “지금은 부산미술대전을 문화회관 시민회관 시청 전시실에서 나눠서 하고 있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산만하며 전시장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소모적인 논란도 불거진다”며 “모든 작품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전시 공간을 확보하는 건 부산 미술인들의 숙원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최 이사장은 부산 미술계가 한단계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원 기관과 미술인이 모두 발상의 전환을 하면 좋겠다고 했다. 정부는 작가들이 작품을 선보이고 이를 판매해 다시 작품활동을 이어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지원에 나섰으면 한다고. 미술인들은 ‘누군가, 언젠가는 내 작품의 가치를 알아주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릴 것을 주문했다. 이를 실행할 방법으로 ‘아이 방에 그림 선물하기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신혼부부가 아이를 낳으면 그 방에 부산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걸어주는 겁니다. 평생 흰 벽만 보고 있으면 치매가 더 빨리 걸린다고 하죠. 아이 방 벽에 그림을 걸면 그 감정적 가치는 엄청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공헌 차원에서 기업이 작품 제작 실비를 지원하고, 작가들 역시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는 의미에서 작품을 제공한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봅니다. 협회 차원에서 실현 방안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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