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 20주기… 시화집 ‘꽃인 듯 눈물인 듯’ 복간

이영관 기자 2024. 2. 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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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시인 요청으로 그린 초상화 등 詩 53편에 최용대 화가 그림 더해
/포르체

시인 김춘수(1922~2004)의 20주기를 맞아 시화집 ‘꽃인 듯 눈물인 듯’(포르체)이 복간됐다. ‘꽃’을 비롯한 김춘수의 시 53편에 최용대 화가의 그림을 더한 책이다. 둘의 만남은 2000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1년 ‘김춘수 팔순 기념 시 판화집’ 작업에 참여한 최용대 화가에게 김춘수 시인이 “내 시와 잘 맞는다”며 자신의 첫 시화집 제작을 부탁했다고 한다. 그러나 계약 결렬 등 사정으로 출간이 미뤄지며, 시인은 결실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이번 시화집은 2005년 고인의 사후 출간된 동명의 책에 시인의 초상화 등을 더하고, 그의 삶과 문학을 기리는 이들의 말을 실었다. 책의 도입부에 실린 흑백의 초상화는 최용대 화가가 고인의 요청으로 그려, 20년째 작업실에 걸어두고 있는 것이다. 그는 고인의 생전에 완성하지 못한 이 그림을 보며, 그리움과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썼다. 고인은 기존 작품을 활용해서라도 시화집 출간을 서둘러주길 바랐지만, 자신의 고집으로 고인의 생전에 책을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고인의 장손 김현중씨는 “그림을 그리듯 시를 쓰는 시인과 시를 쓰듯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만남이 깃든 이 책이 독자에게 ‘잊히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길 바란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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