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고양이 이야기…'프랭키'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너, 내 집사가 돼라!"

인간 리하르트 골드는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의자에 올라가 밧줄을 목에 걸고 몸을 던지기만 하면 끝이었다.

창문 밖에 앉아 흥미롭다는 듯 빤히 들여다보는 깡마른 고양이 프랭키와 눈이 마주치는 바람에 실패하고 만다.

큰 텔레비전과 무진장 부드러운 침대가 있고 제때 먹이가 제공된다는 걸 안 프랭키는 그 집에 눌러앉아버린다.

매일 티격태격하며 두 아웃사이더 사이에는 기이한 우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소설 '프랭키'(인플루엔셜)는 죽고 싶은 한 남자와 말하는 고양이의 특별한 만남에 대한 이야기다.

의자에 올라가 밧줄을 목에 건 남자. 사고로 떠나보낸 아내의 곁으로 가려는 그때, 고양이 한 마리의 방해로 모든 것을 망치고 만다.

살기 싫은 인간 골드와 말하는 고양이 프랭키의 동거는 그렇게 황당하고, 갑작스럽고, 반갑지 않게 시작되었다.

뻔뻔하게 눌러앉아버린 프랭키의 집사가 된 골드는 점점 더 큰 스케일의 요구를 들어주느라 죽을 시간도 부족해진다.

황당한 일에 함께 어울리는 게 싫지만은 않다. 삶의 의미를 잃었던 골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프랭키가 새로운 삶의 의미가 됐음을 깨닫는다.

이 작품은 전 세계 22개국 번역 수출 계약을 확정하고 출간 즉시 독일 유력 언론 '슈피겔'과 서점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린 화제작이다.

이 작품의 작가들은 인간 편의적인 시선에서 벗어나 동물 입장에서 섬세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돌보는 주체와 돌봄받는 대상의 관계가 전복되며 선사하는 메시지가 상실과 슬픔, 우울과 소통, 사랑과 우정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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