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계 출산율 1.0 회복 목표…의료개혁 더는 못 미뤄"
최우선 과제는 저출산 해결
저출산고령사회委 본격 가동
자본시장 활성화 의지 확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줄여야"
중대법 처벌 확대 적용엔
"사고 예방 실효성 의문"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방송된 KBS 대담에서 "저출산 문제를 풀어야 되는 것은 최우선 국정과제"라며 합계출산율 1.0명 회복을 목표치로 제시했다. 앞서 신년사에서도 윤 대통령은 "노동, 교육, 연금의 3대 구조개혁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저출산 문제의 해결"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밤 방영된 신년 대담을 통해 "대통령의 정말 중요한 헌법상 책무가 바로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해야 된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약 20년간 재정도 많이 투입하고 노력도 했지만 효과가 없었다"며 "구조적인 부분과 구체적인 정책 부분을 나눠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효율적으로 가동해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저출산의 구조적인 문제를 한국 사회가 불필요한 경쟁에 과도하게 휘말려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가정을 더욱 중시하고, 휴머니즘에 입각한 가치를 가지고 살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런 관점에서 저출산 해결에 접근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지방 균형 발전도 그중 하나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자본시장 활성화에 대한 의지도 강력히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들이 주식시장을 통해서 자산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보장해야 된다"며 "기업이 발전할 때 그 기업의 주식에 투자한 근로자들이 자산을 형성할 수 있다고 한다면 소위 불필요한 계급 갈등을 많이 줄일 수가 있다"고 했다. 특히 우리 국민뿐 아니라 외국의 자본가들도 국내 투자를 할 수 있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맞추기 위해서 외국 기업에 비해 국내 기업의 수익성이나 자산가치가 저평가되는 현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조세 제도에 의한 규제적 측면들을 제거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최근 50인 이하 사업장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이 확대 적용된 상황과 관련해선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산업 현장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안전은 두말할 나위 없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면서도 "기업 역시도 우리 근로자들의 경제활동에 토대가 되는 일터다. 그래서 이게 균형이 맞아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중대재해처벌법이 일단 처벌 수위가 굉장히 높고 그리고 책임 범위가 확대돼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이걸 감당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소기업 경영이 악화되고 하다 보면 임금 지불 역량도 줄어들 뿐 아니라 기업이 문을 닫는 일이 벌어진다면 굉장히 많은 근로자들이 일터를 잃을 수 있어 사후 처벌보다 예방을 더 강화하는 쪽으로 시간을 좀 더 주자는 쪽"이라고 설명했다. 또 윤 대통령은 "처벌을 강화하고 책임 범위를 확대한다고 해서 근로자의 안전사고가 실제로 더 줄어드는지 실증적인 결과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의료개혁과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서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표현을 쓰며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진 역량과 건강보험 시스템 효율성이 세계 최상위 수준인데 '소아과 오픈런'과 '응급실 뺑뺑이' 등의 말이 있다는 것이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며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이 의료개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될 때"라고 말했다.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의료계 반발에 대해선 "의료 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라든지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를 키우기 위해서라도 의대 정원 확대는 더 미룰 수 없는 일"이라며 "환자와 가족, 의료진 입장에서도 다 같이 상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늘봄학교 확대에 대해서도 "부모뿐만 아니라 교사와 정부 당국과 지방정부, 사회단체 등이 힘을 합쳐서 아이들을 키워나가야 되기 때문에 갈등이 있더라도 조정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대담에선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한 후 처음으로 청사 내부의 모습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윤 대통령은 청사 로비부터 자신의 집무실과 국무회의장 등을 차례로 소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찰스 3세 영국 국왕 등 외국 귀빈들에게서 윤 대통령이 받은 선물도 소개됐다. 특히 윤 대통령은 부친인 고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사용하던 50년 된 책장을 집무실에 가져다 놓은 사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아버지께서는 자유시장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고 회고했다.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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