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칠정론’ 7가지 감정으로 푸는 2024년 새해 하이라이트[설X스경]

10일 오후 9시15분 방송되는 KBS2 설특집 ‘진성빅쇼 BOK, 대한민국’에 출연하는 가수 진성. 사진 KBS

사람은 사람인 이상 누구나 다양한 감정에 휩쓸린다. 과거 유학자 퇴계 이황은 이를 ‘사단칠정(四端七情)으로 표현하기도했다. 4단은 불쌍해하는 마음, 부끄러운 마음, 양보하는 마음, 시비를 판별하는 마음이고 7정은 희(喜)·노(怒)·애(哀)·구(懼)·애(愛)·오(惡)·욕(欲) 즉 기쁘고, 화나고, 슬프고, 두렵고, 사랑하고 싫어하고 욕망하는 감정이다.

‘스포츠경향’은 이 이상으로 많은 감정이 소용돌이칠 이번 설 연휴를 맞아, 볼만한 방송 프로그램으로 ‘사단칠정’의 ‘칠정’을 바탕으로 소개한다. 특정한 감정에 휘말리고 싶은 독자라면 참고해도 좋을 듯하다.

■ 희(喜): KBS2 ‘진성빅쇼 BOK, 대한민국’…트로트의 흥

명절 연휴 가장 기쁜 이들은 멀리서 많은 자녀와 가족들이 돌아오는 것을 지켜보는 어르신들이다. 이 어르신들의 기쁨을 배가할 콘텐츠가 있다. 바로 10일 오후 9시15분 KBS2에서 방송되는 ‘진성빅쇼 BOK, 대한민국’이다.

이 쇼는 40년 무명을 거쳐 최근 트로트계의 정상으로 피어난 가수 진성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쇼다.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피어나라 대한민국 심수봉’ 등의 제작진과 함께 MC 장윤정, 김호중, 이찬원, 정동원으로 이어지는 ‘트로트 어벤져스’의 무대도 함께 즐길 수 있다.

JTBC 예능 ‘한문철의 블랙박스리뷰’ 포스터. 사진 JTBC

■ 노(怒): JTBC ‘한문철의 블랙박스리뷰’…도로 위의 빌런들

설 연휴는 귀성, 귀경객들에게는 운전대와의 전쟁을 뜻한다. 13일 오후 8시50분 JTBC에서 방송되는 ‘한문철의 블랙박스리뷰’에서는 설 연휴를 맞아 도로 위에 등장하는 다양한 ‘빌런’들의 행태를 모았다.

이날 방송에서는 그룹 위너의 멤버 김진우와 이승훈이 출연해 MC 한문철의 마음에 쏙 드는 안전운전 상식을 보여준다. 또한 각종 교차로 사고와 2차사고, 보는 이들의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취객사고의 사례를 소개한다.

11일 오후 9시 MBC에서 방송되는 설특집 다큐 ‘너를 만났다 4’의 포스터. 사진 MBC

■ 애(哀): MBC ‘너를 만났다 4’…3년 만에 만난 내 아들

설 연휴 시청자들의 눈물을 쏙 뺄 다큐멘터리도 준비돼 있다. 11일 오후 9시 MBC에서 방송되는 VR 심리치유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의 네 번째 시즌 ‘열셋, 열여섯’이다. 이 시리즈는 2020년 2월 첫 시즌이 방송돼 벌써 방송 햇수로 4년을 맞았다.

서로 다른 이유로 헤어져 이제는 볼 수 없는 가족을 VR 가상현실을 통해 만나는 과정이 큰 골자다. 첨단기술을 통해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그리움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방송 때마다 많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이번에는 13살 어린 나이에 떠난 아들을 3년 만에 다시 만나는 엄마와 아빠의 이야기다.

9일 공개되는 티빙 오리지널 예능 ‘크라임씬 리턴즈’ 포스터. 사진 티빙

■ 구(懼): 티빙 ‘크라임씬 리턴즈’…생생한 추리의 맛

OTT 플랫폼 티빙이 야심차게 준비한 예능 프로그램 ‘크라임씬 리턴즈’가 9일 공개된다. 2014년부터 JTBC를 통해 방송된 ‘크라임씬’ 시리즈는 2017년까지 3개 시즌이 방송된 이후 7년 만에 OTT 플랫폼을 통해 돌아왔다.

장진, 장동민, 박지윤, 키, 주현영, 안유진 등 MC들이 사건을 추리하면서 동시에 용의자가 되는 롤플레잉 형식의 추리 게임이다. 주로 살인사건이 소재가 되는데, 살해자의 시신 모양의 더미가 너무 실감 나 초반 두려움에 떨게 된다. 하지만 추리의 재미가 따라온다.

12일 오후 10시 방송되는 TV조선 예능 ‘조선의 사랑꾼’ 포스터. 사진 TV조선

■ 애(愛): TV조선 ‘조선의 사랑꾼’…내 사랑 옥경이

설 연휴를 맞아 사랑의 중요성을 돌아보는 예능 프로그램도 편성됐다. 12일 오후 10시 TV조선에서 방송되는 ‘조선의 사랑꾼’이다. 이 특집에는 가수 태진아가 출연해 치매 투병 중인 아내 이옥형씨와의 일상을 전한다.

과거 ‘옥경이’라는 이름으로 아내를 소재로 한 사랑노래도 만들었던 그는 “아내가 나를 천천히 잊었으면 좋겠다”며 “아내에게 잘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며 아내와의 듀엣 무대도 공개한다.

12일 오후 8시50분 방송되는 tvN 월화극 ‘내 남편과 결혼해줘’ 포스터. 사진 tvN

■ 오(惡):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이이경, 너무 싫어

설 연휴를 보내는 사람들이 하나가 되는 순간은, 의외로 서로가 싫어하는 대상을 공유할 때다. 최근 드라마 중 이 ‘싫어하는 감정’으로 국민들을 대동단결시키는 작품이 있다. 12일 오후 8시50분 방송되는 tvN 월화극 ‘내 남편과 결혼해줘’다.

과거 남편과 친구에게 배신당해 목숨을 잃기도 한 강지원(박민영)의 복수극이 진행 중인 작품에서는 겨우 잘되나 싶었던 유지혁(나인우)과 강지원의 관계를 훼방 놓는 전 약혼녀 오유라(보아)의 등장이 관심을 모은다. 이이경, 김중희에 이어 보아도 ‘싫어요’를 많이 받을 듯.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 포스터. 사진 웨이브

■ 욕(欲): 웨이브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권력을 욕망하라

지난달 26일부터 공개가 시작된 웨이브의 오리지널 예능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도 새로운 에피소드가 공개된다. 프로그램은 서로 사상이 다른 12명의 남녀가 과제에 따라 이합집산하면서 서로의 구역을 만드는 ‘정치 서바이벌’이다.

정치 성향과 개방성, 부의 정도, 페미니즘의 정도로 서로를 구분해놓은 참가자들은 서로의 정체를 들키지 않으면서, 리더를 세우는 정치 행위로 서로를 설득하고 배척해야 한다. 마치 국회를 필두로 한 우리 사회의 축소판을 보는 듯한 ‘욕망의 운동장’이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