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당무개입 논란에 “한동훈한테 총선 끝나고 보자 했다”

손현수 기자 2024. 2. 7.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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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7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최근에 통화한 적은 없다. 가까운 사이였지만, 제가 총선 끝나고 보자고 했고, 본인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논란과 관련해 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한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서울 마포을에 출마하겠다고 밝히자, 지난달 대통령실은 이를 문제 삼아 한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등 내홍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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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신년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방영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 수산물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최근에 통화한 적은 없다. 가까운 사이였지만, 제가 총선 끝나고 보자고 했고, 본인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 대응 등을 계기로 불거진 ‘당무 개입’ 논란에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방송된 한국방송(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한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취임할 무렵 통화를 좀 했다. 선거 지휘라든지 공천이라든지, 이런 데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정무수석이라든지 이렇게 해서 필요한 소통을 하고 있는데, 직접 전화를 하기는 한 위원장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도 했다.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논란과 관련해 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한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서울 마포을에 출마하겠다고 밝히자, 지난달 대통령실은 이를 문제 삼아 한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등 내홍이 불거졌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등은 이런 요구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부적절한 당무 개입이라고 비판했는데, 이를 의식한 듯 ‘공식 창구’를 통해 ‘필요한 논의’만 한다고 설명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나 당대표 위치에 있는 사람이나 결국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을 해야 되는 입장이기 때문에, 사사로운 게 중요하지 않고 또 그런 거를 앞세워서 어떤 판단을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4월 총선을 앞둔 국민의힘 공천에서 용산 대통령실 참모 출신 등이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을 두고는 “후광이 작용하겠냐. 언론에서 일단 가만히 안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사표 제출을 재가는 했지만, ‘특혜는 아예 기대도 하지 마라, 나 자신도 그런 걸 해줄 능력이 안 된다. 공정하게 룰에 따라서 뛰라’고만 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요구해온 ‘영수회담’은 “우리 사회에서 없어진 지 꽤 오래”라며 “여당 지도부를 대통령이 무시하는 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곤란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향후 이 대표와의 회동 가능성에는 “사법 리스크라는 건, 어쨌든 재판이 진행 중인 것들은 있지만 정치는 정치고 그건 다른 차원의 문제”라면서도 “제가 우리 당 지도부를 배제한 상태에서 야당 대표를 직접 상대한다는 건, 집권 여당 지도부와 당을 소홀히 하는 처사다. (여야 대표와) 같이 하든지, 그야말로 대통령의 결심 사항이 필요한 거라든지 그런 단계가 됐을 때 얘기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비롯해 취임 뒤 9개 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 윤 대통령은 “입법 과정에서 여야에 좀 충분한 숙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들”에 이유를 돌렸다. 또 “여소야대가 워낙 심하다 보니 국정과제를 추진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았던 건 사실”이라며 “다음 국회는 정부 일에 기본적으로 협조하면서 견제하는 국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제 금리가 높다 보니 외국도 지금 경기가 많이 위축되어 있다. 전세계 정상들의 지지율도 많이 떨어져 있다”며 30% 안팎에 머무르고 있는 국정운영 지지율 관련 의견도 밝혔다. 다만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 도출을 위해 더 뛰어야 되겠다”고 했다. 정치인 상대 테러와 관련해선 “반지성주의와 거짓, 가짜 이런 거에 터 잡아서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될 수 없다”고 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김지은 기자 quicksilv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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