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논란에 “매정하게 못한 것”…윤 대통령 사과는 없었다

배지현 기자 2024. 2. 7. 23: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공개된 한국방송(KBS) 대담에서 "시계에다가 몰카를 들고 온 정치공작이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이 불거진 뒤 윤 대통령이 밝힌 첫 공식 입장이지만, 사과는 없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관리 방안으로 거론되는 제2부속실에는 "비서실에서 검토 중", 특별감찰관제에는 "국회에서 선정해 보내는 것"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몰카 공작’ 인식 반복하면서 “하여튼 아쉬워”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한국방송(KBS)을 통해 방송된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백 논란과 관련해 박장범 앵커의 질문을 받고 있다. KBS 방송 화면 갈무리. 연합뉴스

7일 방송된 윤석열 대통령의 한국방송(KBS)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에 관한 사과는 없었다. 지난해 11월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보도로 논란이 불거진 뒤 두 달여 만에 내놓은 직접 발언에서 윤 대통령은 “시계에다가 몰카를 들고 온 정치공작”이라는 기존 대통령실과 여당의 태도를 되풀이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선물을 뿌리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설명에 치중했다. 이번 입장 표명으로 김 여사 논란이 완전히 가라앉기는 어려워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밤 10시부터 방영된 ‘특별대담―대통령실을 가다’에서 ‘(김 여사가) 대통령 부인의 신분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나’라고 박장범 앵커가 묻자 “용산 관저에 들어가기 전(2022년 9월) 일이다. 서초동 아파트 지하에 제 아내의 사무실(코바나컨텐츠)이 있었는데, 거기에 검색기(보안검색대)를 설치하면 주민들에게 굉장히 불편을 주기에 설치할 수 없었다”며 경호·검색 절차가 부족했다고 탓했다. 이어 “아내가 중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가방을 준 최재영 목사가) 아버지와 동향이고 친분을 얘기하면서 왔다.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어느 누구한테도 박절하게 대하긴 참 어렵다”며 ‘인정’에 호소했다.

2022년 9월13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재미동포 통일운동가인 최재영 목사한테 명품가방을 선물받는 모습. 서울의 소리 동영상 갈무리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사과나 유감 표명 대신 “아쉬운 점은 있다”고만 했다. “(최 목사가 사무실로) 자꾸 오겠다고 해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고, 좀 아쉽지 않았나 생각된다”는 것이다. 또 “저 역시도 그럴 때가 있다”며 “저라면 조금 더 단호하게 대했을 텐데 제 아내 입장에선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물리치기 어렵지 않았나 생각되고, 하여튼 아쉬운 점이 있다”고 김 여사를 감쌌다. 최근 지지율 하락세에 ‘김 여사가 직접 입장을 표명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국민 여론이 크게 일어나는 상황과 동떨어진 설명이다. 이를 의식한 듯 윤 대통령은 “국민께서 직접 제 입으로 자세하게 설명해주길 바랄 수 있겠지만, 또 나올 수 있는 부정적인 상황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 안 하게 조금 더 분명하게, 단호하게 선을 그을 땐 선을 그어가면서 처신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정치공작의 희생자라는 데 동의하나’라는 질문에는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김 여사와 만난 지) 1년이 지나 이렇게 터뜨리는 것 자체가 정치공작”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또 “지금은 관저에 (이사를) 가서 그런 것이 잘 관리될 뿐 아니라, 국민께서 오해하거나 불안해하거나 걱정 끼치는 일이 없도록, 그런 부분들을 분명하게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부 싸움 하셨냐’는 질문에는 “전혀 안 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관리 방안으로 거론되는 제2부속실 설치는 “비서실에서 검토 중”, 특별감찰관제는 “국회에서 선정해 보내는 것”이라며 원론적인 답변을 반복했다. 윤 대통령은 “(둘 다) 이런 일을 예방하는 데는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며 부정적인 인식도 감추지 않았다. “(특별감찰관은) 비위나 문제가 있을 때 사후에 감찰하는 것이지 예방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제 아내가 내치지 못해, 자꾸 오겠다며 사실상 밀고 들어오는 걸 적절하게 막지 못하면 제2부속실이 있어도 만날 수밖에 없는 것”이라는 것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법안 추진을 촉구하며 ‘김건희법’이라 불렸던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 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것과 관련해 “이제 우리가 좀 바꿔야 될 때가 되지 않았나 한다”고 했다. ‘김 여사와 다른 사안도 많이 논의하나’라는 질문엔 “비교적 아내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라고 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김지은 기자 quicksilver@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