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논란에 "몰카 정치공작…부부싸움 전혀 안해"

KBS 신년대담
명품가방 관련 '뇌물 수수 가능성'은 언급 안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KBS와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과 관련해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게 문제라면 문제고, 아쉽다고 생각한다"면서 "몰카까지 들고와 선거 앞두고 터트린 것은 정치공작이라고 봐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KBS 신년대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진행자가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 몰래카메라를 착용하고 김 여사에게 접근한 것은 의전과 경호의 문제'라고 지적하자 "용산 관저에 들어가기 전의 일이다. 서초동 아파트에 살고 있었고, 아내의 사무실이 (아파트) 지하에 있어서, 검색기를 설치할 수 없었다. 검색기를 설치하면 복도를 막아서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기 때문에 할 수 없었다"며 "제 아내가 중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최재영 목사가) 아버지와 동향이고, 친분을 이야기하면서 찾아오겠다고 하니 그것을 매정하게 끊지 못했다. 저라면 조금 더 단호하게 대했을텐데, 아내 입장에서는 물리치기 어려웠을 것이라 생각해 아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은 자세한 설명을 바랄 수 있지만 그것이 낳는 부정적인 상황도 있다"며 "앞으로는 좀 더 선을 분명하게 해서, 국민들이 오해하거나 불안해 하거나, 국민들께 걱정끼치는 일이 없게 그런 부분들을 분명하게 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여당이 이 사안을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한 것에는 "선거를 앞둔 시점에 1년 전 일을 터뜨리는 거 자체가 정치공작"이라며 "그러나 정치공작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분명하게 선을 그어서 처신을 하는 게 중요하다. 박절하게 대하면 안되겠지만 조금 더 분명하게, 단호할 때는 단호하게. 선을 그을 때는 그어가면서 처신을 해야겠다"고 피력했다.

특별감찰관 임명과 제2부속실 설치 등 시스템 보완과 관련해서는 "제2부속실은 대통령실에서 검토하고 있다. 저는 임기초부터 특별감찰관은 국회에서 선정해서 (대통령실로)보내고 대통령실은 받는 것이라고 했다. 제가 (특별감찰관으로) 사람을 뽑고 채용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민정수석실이나 특별감찰관, 제2부속실 얘기를 (해법으로) 하는데 (사고를) 예방하는 데는 도움이 안되고, 비위 문제가 있을 때 사후 감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2부속실이 있었더라도 사실상 통보하고 밀고 들어오는 것인데 제2부속실이 있어도 만날 수밖에 없었다"며 "앞으로는 국민들이 걱정 안하도록 사람을 대할 때 좀더 명확하게, 단호하게 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진행자가 '이 문제와 관련해 부부싸움은 없었느냐'고 묻자 "전혀 안했다"면서 웃음을 보였다.

다만,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고가의 명품가방을 받은 것 자체가 뇌물 수수 또는 부정청탁방지법 위반이라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