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차기 회장, ‘내부’ 전중선·김지용-‘외부’ 권영수·김동섭 급부상 [한양경제]

이승욱 기자 2024. 2. 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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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최종 후보 결정…후추위, 내부 vs 외부 ‘저울질’
‘포스코맨 통한 안정’ 홀딩스 전·현직 사장 각축 분석
‘쇄신·확장론’ 반영, 非철강-공기업 사장 출신도 주목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31일 8차 회의를 열고 심층 면접 심사 대상자인 '파이널 리스트'를 확정했다.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군은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동섭 현 한국석유공사 사장,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연합뉴스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 선출을 위한 막바지 심층면접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르면 8일 오후 최종 후보가 공개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포스코 내부 인사를 발탁하는 ‘순혈주의’와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한 ‘수혈주의’를 두고 저울질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총 6명의 ‘파이널리스트’ 중 내부 인사로는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과 김지용 현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이, 외부 인사 중에서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 김동섭 현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내부 안정을 위해 전·현직 ‘포스코맨’ 발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큰 만큼 내부 인사의 발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지만, 쇄신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반영해 뜻밖의 외부 인사가 기용될 수 있다는 반응도 있다.

7일 포스코홀딩스와 업계 등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 후추위는 이날부터 이틀간 서울 모처에서 차기 회장 후보자 6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진행한다.

심층면접은 각 후보자를 대상으로 포스코그룹의 미래 비전과 이를 수행할 전략 등에 대해 묻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포스코홀딩스는 후추위의 심층면접이 끝난 뒤인 8일 오후 추가 회의와 임시이사회를 열어 최종 후보자 1명을 확정해 공개한다. 이어 다음달 2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최종 후보를 차기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을 올린다.

후추위가 심층면접을 시작하면서 업계 안팎에서 후추위의 최종 선택이 어디로 쏠릴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업계 안팎에서는 내부 발탁 가능성을 먼저 거론한다. 포스코그룹을 이끌었던 최근 9명의 사령탑 중 관료 출신인 김만제 4대 회장을 제외하면 모두 내부 출신이었다.

특히 포스코 내부에서는 여전히 그룹의 본질인 철강업계과 회사 내부 사정에 밝은 인사를 기용해 조직 안정화를 기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순혈주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조 역시 포스코의 근간이 철강산업인 만큼 기존 사업을 잘 아는 인물이 회장 자리에 올라야 한다며 ‘내부 인사 기용’에 방점을 찍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포스코 노조는 전날 경북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의 뿌리는 철강이며 현재도 영업이익의 대부분이 철강에서 나온다는 점을 잊지 말고 철강 노동자의 고충과 포스코, 그리고 철강산업에 대해 이해할 할 수 있는 회장이 선임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스코그룹 사옥 전경. 연합뉴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내부 인사 중에서는 포스코홀딩스 전·현직 사장의 맞대결 구도를 예측하며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과 김지용 현 포스코홀딩스 사내이사 사장(미래기술연구원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전중선 전 사장은 포스코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포스코 경영전략실장과 가치경영센터장, 전략기획본부장, 경영전략팀장 등을 두루 거쳤다. 전 전 사장에 대해서는 특히 그룹 내에서 다양한 경력으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포스코그룹에 대한 경영전략 및 조직 이해도가 높아 차기 회장으로 적합하다는 내부 평가가 있다.

이에 반해 유일한 현직인 김 사장의 선전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는 1992년 포스코에 입사한 이후 신소재사업실장, 철강솔루션센터장, PT·KP 법인장, 광양제철소장, 안전환경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포스코 내부에서 차곡차곡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전 전 사장과 김 사장이 맞대결 양상에서 철강 전문가 통하는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의 기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 전 사장은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에 입사한 이후 기술투자본부장, 철강생산본부장, 대표이사 사장 등 요직을 거쳤다. 그는 지난 2018년 최정우 회장과 함께 회장 최종 후보에 올랐지만 최종 후보로 낙점받지는 못했다.

만약 후추위의 선택이 외부 인사 기용으로 기울 경우,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 김동섭 현 한국석유공사 사장의 맞대결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권 전 부회장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사장, LG유플러스 부회장, LG 부회장,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등을 역임해온 전문 CEO다. 포스코그룹의 근간이 철강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히지만, 포스코그룹이 철강을 넘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가야 한다는 요구에 부합한다는 평가도 있다.

김 사장은 SK에너지, SK이노베이션 기술원 원장으로 재직해 정유와 에너지업계를 두루 거치고 2021년부터 공기업을 운영한 현역이라는 점이 부각된다. 김 사장은 현역 공기업 수장으로 막판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려 ‘의외의 인물’로 평가받는 만큼 후추위의 낙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외부 인사나 철강산업 쪽에 몸담은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이 심층면접을 통해 ‘다크호스’로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우 전 부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주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 시절인 1983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이후 현대모비스, 현대로템 등 현대그룹에서 주되게 일해왔다. 현대제철 경력이 있다는 점에서 외부 인사 중 유일하게 철강산업과 교집합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심층면접을 통해 후추위가 최종 후보를 낙점한다고 하더라도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포스코 회장 선임은 포스코그룹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지분 6.71%)이 주주총회에서 회장 인선 개입 여부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포스코가 뿌리를 둔 포항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들도 국민연금이 포스코 CEO 인선에 적극 개입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만큼 ‘외풍’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승욱 기자 gun2023@hanyangeconomy.com
이창원 기자 mediaeco@hanyang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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