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건축왕' 1심 '징역 15년' 사기죄 최고형..."청년 4명 목숨 앗아가"
함께 기소된 공범 9명도 징역 4년~13년 실형 선고
재판부, 열여섯 가지 이유 들어 피고인 주장 반박
"공범도 징역 15년 선고돼야…피해자 이간질까지"
[앵커]
인천 미추홀구 전세 사기 주범 남 모 씨에게 1심에서 사기 범죄로는 최고형인 징역 15년이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남 씨 등의 범행이 생존 요건을 침탈해 청년 4명의 생명을 앗아갔고, 사회 공동체의 신뢰를 망가뜨렸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우종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인천 건축왕'으로 불렸던 남 모 씨가 1심에서 징역 15년에 추징금 115억5천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징역 15년형은 사기죄로는 법정 최고형입니다.
남 씨는 전세보증금을 반환해줄 뜻이나 능력이 없으면서도 피해자 191명을 속여 보증금 148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아왔습니다.
남 씨와 함께 기소된 공범 9명도 적게는 4년에서 많게는 13년의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남 씨 등의 범행이 주택 임대차 계약에 관한 우리 사회의 신뢰를 처참히 망가뜨렸다며 강하게 꾸짖었습니다.
특히 2시간 가까이 이어진 선고 공판에서 무죄 주장을 굽히지 않았던 남 씨는 물론 범행을 공모하지 않았다는 다른 피고인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재판부는 주택 2천7백여 채를 가진 남 씨의 사업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 필연적으로 임차인 보증금을 떼먹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른 공범들도 남 씨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는 점을 알고 있었고, 임차 보증금을 증액하라는 남 씨 지시에 따르는 등 범행에 가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사기죄는 법정 최고형이 15년에 그쳐 그 이상 선고할 수 없다며, 입법부에 집단 사기 범죄 처벌을 강화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판사는 평생 모은 돈을 뜯긴 사회 초년생과 노인들의 피해 사례를 언급할 때 감정에 북받친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했고,
방청석에서도 울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선고 직후 피해 임차인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공범들에게도 징역 15년이 선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남 씨는 반성은커녕 탄원서를 받아내기 위해 보증금 반환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이간질까지 했다며 분노했습니다.
[안상미 / 미추홀구 전세 사기 피해 대책위원장 : 피해자들의 전 재산을 빼앗고 삶의 기본권인 주거권을 흔들어 놓은 이 가해자들에 대한 판결이 고작해야, 고작해야 15년입니다.]
피해자들은 지난해 2월, 극단적 선택을 한 피해자의 1주기를 맞아 오는 24일 서울 보신각에서 추모제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YTN 우종훈입니다.
촬영기자 : 강보경
그래픽 : 박유동
YTN 우종훈 (hun9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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