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손잡는 과테말라… 8년 새 반토막 난 대만 수교국 [뉴스+]
미국 영향에 대만과 단교 없이 ‘줄타기’ 전망
투발루도 단교 가능성…대만 수교 12개국 남아
대만과 외교관계를 유지하던 중미 과테말라가 중국의 손을 잡으면서 대만과 단교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 나우루의 단교 선언으로 대만 수교국이 12개만 남은 상황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과테말라와 관계가 단절될 경우 대만이 받을 타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태평양 섬나라 투발루도 대만과 단교할 가능성이 제기돼 중국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즉각 환영 의사를 밝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과테말라 새 정부가 역사적 대세와 시대 흐름에 따라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는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나의 중국은 국제 사회의 보편적인 공동인식이자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이라고 강조했다. 수교 의사를 반기면서 사실상 대만과의 단교를 압박한 것이다.
중국은 수년간 대만 수교국들에 ‘경제적 지원‘을 약속하며 영향력을 확대해 왔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며 대만과 관계를 단절할 것을 종용해 왔다. 2021년 니카라과, 지난해 온두라스, 지난달 15일 나우루까지 최근 중국의 손을 잡은 국가들은 동시에 대만과 외교관계를 끊었다.
아발레로 신임 대통령도 “우리는 대만과 수교를 유지하고, 그들(대만)과의 협력을 더 잘 조정할 수 있도록 대화할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과테말라가 중국과 실질적 교류를 강화하면서 대만과도 외교관계를 이어가는 ‘줄타기 외교‘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태평양 섬나라 투발루도 대만과 단교 후 중국과 수교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치러진 투발루 총선에서 친 대만파인 현 총리가 낙선하고, 중국과 수교를 주장한 의원은 자리를 유지하면서다.
남태평양 섬나라 나우루는 지난달 대만 총통 선거 결과가 나오자 곧바로 단교를 선언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나우루가 대만과 단교를 선언한 후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 장관은 중국이 나우루에 1억 달러 이상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 금액은 나우루의 1년 국가 예산보다 많고, 대만이 나우루에 연간 지원하는 금액의 10배가 넘는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대만과 수교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과테말라, 파라과이, 교황청, 벨리즈, 에스와티니, 아이티, 팔라우, 마셜제도, 세인트키츠네비스,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투발루 등 12개국이다.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주진보당이 2016년 집권한 이후 중국은 대만과 수교한 국가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 대만 수교국은 2016년 22개국에서 7년여 만에 절반 가까이 줄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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