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나도 모르게 하이패스 470만 원 결제…“수사 불가”
[KBS 청주] [앵커]
중고차를 팔 때, 차에 장착한 고속도로 하이패스 카드는 꼭 빼고 넘기셔야겠습니다.
한 운전자가 예전에 쓰던 카드를, 누군가 수백만 원어치나 쓰는 일이 벌어졌는데요.
경찰은 "명백한 범죄지만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면서 미제 사건으로 처리했습니다.
현장 K, 이자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60대 운전자인 곽한겸 씨는 지난해 11월, 통장 내역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5년 동안 쓰지 않은 하이패스 카드비가 열 달 동안 470여만 원이나 빠져나간 겁니다.
그제야 2019년에 차를 중고로 팔 때 하이패스 카드를 꽂아둔 채 넘긴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곽한겸/피해 운전자 : "(매달) ‘보험료’가 빠져나가는 줄 알았지, ‘하이패스’ (요금이) 빠져나가는 건 몰랐죠. 계속 빠져나가는데 (사용 내역을) 인쇄해보니까 물량이 A4 (용지로) 22장 정도 되더라고요."]
곽 씨는 곧장 하이패스 카드를 정지시킨 뒤,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카드 사용 내역을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한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차량 18대가 수차례 사용했다는 카드 사용 기록 문건을 받아 경찰에 제출했다고도 말합니다.
하지만 경찰에서 "수사할 수 없다"는 답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곽 씨의 수사 의뢰로 도로공사를 압수 수색했지만, 관련 증거가 남아 있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곽 씨의 카드를 쓴 차량이 찍힌 CCTV 영상 등이 없어 번호와 차주, 연락처 등도 확인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는 요금소를 오간 차량이 찍힌 CCTV 영상 보관 기한이 영업소별로 다르다고 답했습니다.
저장 기기의 용량이 차면 새 영상으로 덮어씌워져 이전 기록이 사라진다고도 설명했습니다.
결국, 경찰은 "피의자의 범죄 혐의가 상당하지만, 신원을 특정하거나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관리 미제 사건으로 지정했습니다.
또, 증거가 나오면 수사를 재개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곽한겸/피해 운전자 : "'수사할 수 없다'고 하면 어디에다 얘기하냐고. 그럼 이런 보상은 누가 해주냐고. 나는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사는 사람인데…."]
KBS 뉴스 이자현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그래픽:박소현
이자현 기자 (intere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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