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세계유산 지정됐지만…살기 힘들어 떠나는 주민들
[KBS 대구] [앵커]
안동 하회와 경주 양동 마을, 한국의 전통과 역사를 간직한 두 마을은 2010년,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되며 해마다 백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주민들은 큰 불편을 호소하며 마을을 떠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먼저, 김지홍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6백 년 전 형성된 우리나라 대표 양반 집성촌인 경주 양동마을.
조선 시대 건축양식과 생활상을 간직한 정주형 문화유산으로 평가받으며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습니다.
이 같은 큰 명예에도 주민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집안에 작은 시설 하나를 손보려고 해도 문화재청에 일일이 보고해야 하고, 실제 수리까지 6개월 이상 걸리기 때문입니다.
내부 시설을 넓히려 해도 공사 절차가 까다로워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석진/경주 양동마을 주민 : "정부에서 무조건 당신 초가집에서 살든지 아니면 이 동네에 살지 말라니까…."]
안동 하회마을도 사정은 마찬가지, 전통가옥의 특성상 단열이 잘 안 돼 추위에 약하고 비좁은 방은 생활용품 둘 공간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추위에 외부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것도 고역입니다.
[류대근/안동 하회마을 주민 : "연세 많으신 분들 밖에 나왔다가 또 사고 나는 사람도 많고 하니까."]
두 마을의 주민은 10년 전에 비해 절반 넘게 줄었습니다.
젊은 층이 살기를 꺼리다 보니, 전체 주민의 80%는 65세 이상 노인들로 고령화도 심합니다.
[류시주/안동 하회마을 주민 : "이제 시대가 자꾸 변하니까 (아들이 마을에) 올지 안 올지 그건 내가 장담 못 해."]
세계문화유산을 지키며 살아간다는 자부심도 잠시, 전근대적인 생활 여건에 실망한 주민들이 마을을 떠나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지홍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신광진
김지홍 기자 (kj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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