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버티기 힘들어요”…착한가게 운영난
[KBS 청주] [앵커]
고공행진 중인 물가에 힘들지 않은 곳이 없죠.
특히 저렴한 가격에 좋은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바 '착한가게'는 부담이 더 큽니다.
대부분 힘겹게 버티고는 있지만, '착한가게'에서 이탈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영중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3년째 청주의 한 주택가를 지키고 있는 음식점입니다.
낮은 가격으로 착한가게에 선정된 이 음식점은, 최근 능이버섯칼국수의 값을 1인 7천 원에서 2인 이상의 경우 1인당 5천 원으로 가격을 사실상 내렸습니다.
[윤준희/착한가게 손님 : "많이 쌉니다. 칼국수도 요즘 7천 원, 만 원 하는데 여기는 칼국수를 2명 이상 오면 5천 원에 먹을 수 있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는 좋은 집이죠."]
좋고 싼 재료를 찾아 먼 곳을 마다 않고 발품을 파는 노력이 비결입니다.
[윤혜영/착한가게 음식점 대표 : "어르신들이 많아요. 여기는 거의 70~80세…. 그분들은 돈이 있고 없고 떠나서 일단 비싸면 안 드세요. 맛이 있든 없든, 국내산이든 수입이든 안 따지세요. 가격이 저렴해야 들어오세요. 그래서 거기에 맞췄어요."]
하지만 원가 부담을 견디지 못 하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청주 중심가에 있는 이 착한가게는 지난해 2월, 대부분의 삼겹살집이 200g당 2천 원씩 가격을 올릴 때도 꿋꿋하게 원래 가격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결국, 삼겹살 200g 가격을 만 2천 원에서 만 3천 원으로 천 원 올렸습니다.
채소와 양념 가격은 물론이고 전기료 등 고정 비용이 크게 올라 매출 대비 이익이 30%가량 줄었기 때문입니다.
[이호균/착한가게 음식점 대표 : "저는 그 때(지난해 2월)도 매출 변동이 없어서 버티다가, 8월부터 모든 원가가 오르다 보니까 순수익이 150만 원가량 줄어서 부득이 11월에 천 원씩 인상했습니다."]
실제 청주시내 88개 착한가게 가운데 8곳이 이처럼 오른 물가를 견디지 못하고 가격을 올렸습니다.
결국, 이들 8곳 중 1곳은 착한가게에서 탈락하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비법을 동원하고 원가를 쥐어짠다해도 치솟는 물가에는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들어진 상황인겁니다.
청주시는 올해, 지원을 확대해 착한가게 지정을 더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른바 착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KBS 뉴스 김영중입니다.
촬영기자:박준규
김영중 기자 (gno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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