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주 ‘과열’ 조짐…전문가 “당분간 옥석가리기 집중을”
일각선 ‘테마주화’ 우려 목소리도
제주은행, 실적 악화로 하락 반전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를 앞두고 주식시장에서 ‘저PBR주’ 과열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저PBR주가 테마주처럼 변질되면서 무작정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에 투자하기보다는 종목별로 옥석을 가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일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KRX보험(2.30%), KRX증권(2.06%), KRX은행(2%) 등 업종 지수가 모두 상승세를 기록했다.
자동차 종목군이 담긴 KRX자동차(3.63%)도 크게 올랐다.
보험주 중에서는 한화손해보험(6.33%), 롯데손해보험(5.50%) 등이 큰 폭으로 올랐고, 은행주 중에서는 DGB금융지주(3.25%), BNK금융지주(2.80%), KB금융(2.54%), 하나금융지주(2.39%), 신한지주(1.66%)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자동차주 중에서는 현대차(4.03%), 기아(2.78%)도 상승 마감했다.
이들 업종은 공통적으로 PBR이 낮게 형성돼 있다.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을 말한다. PBR이 1배보다 작으면 이론적으론 기업의 자산을 모두 청산해서 얻을 수 있는 돈에 비해 시가총액이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코스피 보험 지수의 PBR은 0.44배였다. 증권과 금융업 지수의 PBR도 각각 0.46배, 0.43배로 1배를 밑돌았다. KRX자동차의 PBR도 0.69배로 1배 미만이다.
저PBR주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저PBR주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일종의 테마주처럼 변질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희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순 테마플레이하듯 PBR이 낮은 주식을 매수하기보단, ‘저평가된 가치주’의 본질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저PBR 종목에서는 급등에 따른 되돌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제주은행은 전날보다 810원(6.00%) 하락한 1만2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제주은행이 지난해 4분기에 적자전환했다고 잠정실적을 공시한 영향이다.
제주은행은 지난주 저PBR주로 주목받으며 급등세를 누렸던 종목 중 하나다. 제주은행 PBR은 전날 기준 0.83배다. 제주은행은 지난주 5거래일 동안 8900원에서 1만3620원으로 53.0% 치솟았다.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제주은행은 지난 5일 한국거래소에서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강진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단기간에 자금 쏠림이 나타나고 있어 추가 급등 가능성은 의문”이라면서도 “정책 세부내용 발표까지 가치주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아직 저PBR 테마가 끝난 건 아니다. 2~3월 중 옥석 가리기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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