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낳자 돌변한 남편과 시모…"아이 앞에서 머리채까지"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아들을 낳지 못했다는 이유로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폭행을 당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법률 전문가는 충분한 이혼 사유에 해당되며, 시어머니가 혼인 파탄의 주된 사유라는 것을 입증한다면 위자료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부부 갈등.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pexels]

7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상담자 A씨는 중매로 축산업에 종사하는 남편과 결혼했다.

신혼 때는 남편과 시댁 식구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즐겁게 보냈으나, A씨가 딸을 낳고 나서부터 남편과 시어머니의 학대가 시작됐다.

A씨는 "남편은 술에 취한 날이면 아들을 못 낳는 저를 원망했고 비난으로 시작한 대화가 나중에는 욕설로 번져가더니, 급기야 폭력으로 이르렀다"며 "처음에는 뺨을 때리는 정도였는데, 나중에는 주먹을 썼다"고 전했다.

시어머니 역시 농장을 관리한다는 이유로 매일 A씨의 집에 찾아와서 A씨를 괴롭혔습니다.

A씨는 "최근에는 제 머리채를 잡아 흔드는 걸 딸아이가 보고 말렸는데 시어머니가 아이까지 바닥으로 세게 내팽개쳤다"며 "저는 아이까지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결국 경찰서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규리 변호사는 이혼이 충분히 가능한 사유라고 판단했다.

민법 제840조 제3호에서는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를 이혼사유로 정하고 있는데, 이는 구체적으로 혼인관계의 지속을 강요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여겨질 정도의 폭행이나 학대 또는 모욕을 받았을 경우를 말한다.

김 변호사는 특히 "시어머니에 대한 약식기소가 이루어진 만큼 시어머니로부터 지속된 폭행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점 및 시어머니 역시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다는 점을 충분히 입증하면 시어머니에게 위자료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풀이했다.

A씨는 남편에게 맞다가 참지 못해 할퀴거나 때렸을 뿐인데 남편이 쌍방 폭행을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일방으로부터 반복적인 폭행이 있다거나 그 정도가 심각한 경우, 또 부부간 다툼이 일방의 폭력 행사로 인하여 해결점을 찾지 못한 채 더욱 확대되거나 부부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면서 도리어 심한 정도의 폭력을 행사한 경우에는, 상대방이 폭행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다소 과격하게 반응한다고 하더라도 물리적인 힘의 행사를 폭력과 대등하다고 보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진단했다.

A씨는 "아이 아버지가 범죄자가 되는 것은 원치 않으며 이혼만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김 변호사는 "폭행죄의 경우 피해자가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하면 종결될 수 있지만 상해죄의 경우 처벌불원과 상관없이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에 형사처벌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풀이했다.

/김다운 기자(kdw@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