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폭락' 주범 한창준 구속영장 청구

권도형 측근... "천문학적 피해 초래"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가 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뉴스1

검찰이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최근 국내로 송환된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 하동우)는 7일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습사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한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법무부는 5일 범죄인인도 절차에 따라 몬테네그로 당국으로부터 한씨의 신병을 넘겨받았고, 그는 이튿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됐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측근인 한씨는 블록체인 지급결제 서비스를 가장한 '테라 프로젝트'가 정상 작동하는 것처럼 속여 최소 536억 원의 부당이익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한씨와 공범들은 테라 코인이 알고리즘에 따라 가격이 고정되는 '스테이블 코인'이며,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수요를 얻을 수 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금융규제로 테라 코인은 애초에 활용할 수 없었고, 테라 프로젝트 역시 실현 불가능한 사업이라는 게 검찰 판단이다.

그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루나 코인을 판매하는 등 증권을 모집하고 판매한 혐의도 받는다. 테라 프로젝트의 간편 결제 서비스 '차이페이'의 고객 결제정보 약 1억 건을 동의 없이 무단 유출한 혐의도 적용됐다.

한씨는 권 대표와 도피 생활을 하다 지난해 3월 23일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이용해 아랍에미리트(UAE)행 항공기에 탑승하다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이에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은 몬테네그로 측에 범죄인인도를 청구했고, 실무 협의 등을 거쳐 한씨를 국내로 송환했다. 권씨는 아직 범죄인인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권씨도 신속히 국내로 송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8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다.

김태연 기자 ty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