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불임금 역대 최고…'신용불량' 위기 놓인 건설기계 노동자
임금 체불은 경제적 살인이라는데, 설 명절을 코앞에 두고 임금을 제때 못 받아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특히 건설업계가 심각한데, 굴착기나 지게차 같은 '장비'를 갖고 일하는 노동자는 '신용불량자'가 될 처지에 놓여 있다고 합니다.
조보경 기자입니다.
[기자]
굴착기 기사 김모 씨는 공공기관이 발주한 전남의 한 철도 연장 공사 현장에서 약 1년간 일했습니다.
그런데 반년 전부터 돈이 제대로 나오지 않더니, 지금껏 5천만원 넘게 받지 못했습니다.
[김모 씨/굴착기 기사 : 명절이라 시골도 가고 아이들 지금 셋인데 입학금도 내야 되고 하는데 그런 거 이제 또 대출받아서 또 해야…]
중장비 등 건설기계 특성상 장비 할부금이나 보험료, 수리비 등 매달 고정비로 3백만~4백만원이 나갑니다.
이걸 내지 못하면 신용불량자가 될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다른 건설기계 노동자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김모 씨/굴착기 기사 : 한 분은 차를 지금 내놓은 상태. 한 10군데 가면 3~4곳은 이런 식으로 이제 돈을 안 주려고 하거나 미루거나…]
이들은 건설 현장에서 일하지만,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공공기관이나 건설사 발주를 받은 원청업체, 그리고 그 아래 하청업체와 건설기계 임대차 계약을 맺어 돈을 받는 개인사업자 신분이기 때문입니다.
임금체불이 일어나도 구제받기 힘든 사각지대에 있는 겁니다.
[현치곤/서울경기북부건설기계지부 사무차장 : 공공공사 현장을 포함한 139개 현장에서 (건설기계 관련) 60억원의 체불이 발생하였다. 건설기계 임대료는 보호의 순위가 낮다. 보호 대책이 있음에도 잘 지켜지지 않고 편법으로 운영된다.]
지난해 임금체불액은 역대 최대인 1조 7845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이 중 건설업은 24%가 넘습니다.
노동계는 임금체불 대책에 건설기계노동자 등 특수고용노동자들에 대한 보호 방안도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영상디자인 최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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