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물갈이’…김기현에 험지 ‘울산 북구’ 출마 요청할 듯

조미덥 기자 2024. 2. 7.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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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남구을’ 지역구 고수 뜻…서병수는 ‘낙동강 벨트’ 수용
컷오프 김성태, 박성민 겨냥 “삼청교육대 출신 핵관은 적격”

국민의힘이 김기현 전 대표(울산 남구을·사진)에게 야당세가 강한 울산 북구 출마를 요청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지난 6일 5선 서병수 의원(부산 부산진갑)과 3선 김태호 의원(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게 지역구 이동을 요청했다. 이어 7일 3선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게는 더불어민주당이 현역인 ‘낙동강 벨트’의 김해 출마를 공식 요청했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 비윤석열계 혹은 ‘멀윤’(멀어진 친윤석열계) 중진에게 지역 내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모양새다.

7일 국민의힘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에선 김 전 대표에게 울산 북구 출마를 공식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울산 북구는 울산 6개 지역구 중 유일하게 민주당(이상헌 의원)이 현역인 곳이다. 당에선 울산 남구을에서 4선을 하고 울산시장도 지낸 김 전 대표가 결단해주길 바라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지역구 출마를 두고 여권 내 갈등을 빚다 대표직을 사퇴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김 전 대표가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불출마 요구를 수용하고 대표직은 유지하길 바랐지만 김 전 대표는 출마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심(윤 대통령 의중)을 거스른 김 전 대표가 현 지역구에 출마할 수 있을지를 두고 부정적인 전망이 팽배했다.

김 전 대표 측은 이날 통화에서 “아직 당에서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요청이 온 바가 없다”며 “울산 남구을 현역 의원으로서 주어진 책임을 끝까지 완수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남구을도 김 전 대표가 나서지 않으면 민주당에 승리를 낙관할 수 없다는 방어 논리도 폈다.

장 총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조해진 의원에게 김해갑이나 김해을로 가서 당을 위해 헌신해달라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현재 김해갑과 김해을은 각각 민주당 소속 민홍철, 김정호 의원의 지역구다. 장 총장은 전날 서병수 의원에게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현역인 부산 북강서갑에, 김태호 의원에게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현역인 경남 양산을에 출마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어떤 희생,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수용 의사를 밝혔다. 김 의원은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조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저를 3선까지 키워준 밀양·의령·함안·창녕의 당원과 당직자, 주민 여러분의 생각도 여쭤봐야 하고 김해시민의 입장도 헤아려봐야 한다”며 “결론을 내리는 데 수삼일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고 밝혔다.

당내에선 서울 종로와 현 지역구인 서울 강남을에서 4선을 지낸 박진 전 외교부 장관에게도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청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성태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컷오프(공천배제)된 것에 대해 “당과 대통령 주변에 암처럼 퍼져 있는 소위 핵관(핵심관계자)들이 만들어낸 결과”라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으로 박성민·이철규 의원을 지목했다.

김 전 의원은 “삼청교육대 출신 핵관은 공천 적격 사유라도 된다는 말인가”라며 “이들이 완장을 차고, 호가호위를 하고, 당을 분탕질하고, 결국에는 우리 당을 나락으로 끌고 들어가고 있다. 대통령의 술친구라는 이들 핵관들은 김성태를 견제해왔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의 술친구’로 불리는 박 의원을 겨냥한 것이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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