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신입생 모집난에 문닫은 대학교…'지역 소멸' 주민 한숨
강원도 태백에 있는 유일한 대학교가 이번 달 문을 닫습니다. 신입생을 모으기 어려워진 건데,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남아 있는 학생들은 졸지에 차로 2시간 거리인 충북에 있는 대학교로 옮겨가게 됐습니다.
조승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때 학생들이 웃으며 다녔을 학교는 이제 비었습니다.
지난 1995년 개교한 강원관광대학교입니다.
태백에 있는 유일한 대학교, 이달 말 문을 닫습니다.
신입생은 오지 않고 학교는 더 버틸 수 없었습니다.
지금 재적 학생은 327명입니다.
이 가운데 323명은 충북 음성군에 있는 강동대로 특별 편입학합니다.
[강원관광대 재학생 : 정상적으로 학교에 다닐 수 있을지 사실 저도 굉장히 걱정이거든요. 이제 2시간씩 학교에 다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장학금 주고 기숙사와 통학버스도 제공한다지만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학생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도 않았습니다.
[강원관광대 재학생 : 설문조사 해서 '동의하면 동의한다는 것에 눌러라' 그리고 동의하지 않는다고 하면 '네 살길은 네가 알아서 해라' 이런 식이었거든요.]
폐교 여파는 학교 밖으로도 미칩니다.
상인들은 주변에서 쏟아지는 공실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허남정/인근 편의점 운영 : 허망한 그런 기분이죠. 매출도 떨어지고. 모든 게 지금 안 좋은 그런 실태니까.]
석탄산업이 호황이던 시절, 태백시 인구는 12만 명을 넘었습니다.
딱 하나 남은 탄광은 오는 6월 문을 닫고 학교마저 사라집니다.
이제 인구는 3만 8000명 선까지 주저앉았습니다.
[함억철/태백상공회의소 사무국장 : 지역은 노령화되고 있고 청년 일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또 구인난에…]
지역에 하나뿐인 대학이라도 살리자는 목소리는 그래서 절실합니다.
[송대섭/'강원관광대 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 교육부 쪽에 결정이 잘못됐다는 것으로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는지를 법적으로 판단해 볼 것이고요.]
모두가 떠나가는 곳, 폐광 지역의 어두운 단면이 또 드러났습니다.
[화면출처 강동대학교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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